아마추어 e스포츠가 전성시대를 맞았다. 프로게이머 중심 e스포츠 생태계가 생활체육으로 진화한다.
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8월말 현재 10여개 아마추어 리그가 정기대회로 입지를 굳혔다. 누적 시청자가 1000만명을 넘어서고, 상금도 자발적으로 모은다. 과거 마케팅 목적이나 단발성 행사로 운영했던 취지에서 벗어나 독자 생태계로 자생력을 갖추는 모습이다.
아프리카TV와 넥슨이 운영하는 '고등피파'는 4월 첫 방송 후 10회까지 누적 시청자 수 약 1000만명을 기록했다.
총 20회 방송이 예정된 고등피파는 지난달 17일 세종대학교 대양홀에서 진행한 올스타전이 전석 매진되는 등 흥행을 거뒀다. 아프리카TV는 고등피파 흥행을 기반 삼아 다양한 아마추어 e스포츠 콘텐츠를 제작할 계획이다.
아프리카TV BJ들이 참여하는 멸망전 역시 대표 아마추어 e스포츠대회로 자리 잡았다. 멸망전은 '리그오브레전드' '스타크래프트' '카트라이더' '던전앤파이터' '배틀그라운드' 등 다양한 종목 기반으로 BJ들이 팀을 이뤄 겨루는 e스포츠 대회다. 1인방송과 e스포츠가 만나 시너지를 일으켰다. 올들어서만 2회 시즌을 개최했다.
지난달 24일 마무리 된 '2019 인텔 배틀그라운드 BJ멸망전 시즌2'는 이용자들이 크라우드 펀딩 방식으로 경기 상금을 지원했다. 지난달 13일부터 22일까지 열흘 동안 총 952만2800원 상금이 모였다. 이용자들이 자발적으로 아마추어 대회 상금을 1000만원 가량 모은 것이다.
아프리카TV는 이 외에도 'LoL 아마추어 대회' 등 아마추어 리그를 상시 운영 중이다.
한화생명은 이번달 26일까지 '한화생명e스포츠 고교 챌린지'를 개최한다.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순수 '리그오브레전드' 아마추어대회다. 지난달 18일까지 마감한 이 대회에 전국 200여 개 학교가 참가했다. 올해 처음인 행사지만 전국 학교 참여열기가 뜨거웠다는 후문이다.
넥슨은 8월말 현재 총 4개 아마추어 e스포츠 리그를 운영 중이다. 올 하반기에는 '2019 카트라이더 리그 시즌2' 'DPL 2019 썸머' '2019 액션토너먼트' '2019 슈퍼스타 서든어택' 등을 치른다.
지자체와 정부 역시 아마추어 e스포츠 생태계 조성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부산광역시가 주최하고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부산광역시장배 전국 직장인 e스포츠 대회'는 올해 2회째를 맞으며 지역 대표 행사로 격상했다. 스타크래프트는 총 99개팀, 297명이 신청할 만큼 직장인 참여가 많았다.
아프리카TV 관계자는 “1인 미디어 플랫폼, 게임사, 문체부 등 기업 투자와 정부 지원 속에서 e스포츠가 아마추어 리그로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면서 “학생, 직장인 등 각계각층 참여가 이어지면서 게임 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달 20일 국무회의에서 'e스포츠(전자스포츠) 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의결했다. PC방을 e스포츠 시설로 지정할 수 있도록 기반 사항을 만드는 내용이다. 일정 수준 시설을 갖춘 PC방에서 상설리그를 열어 e스포츠 저변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직장인 동호회, 대학생 등 아마추어 중심 리그를 지원할 방침이다. 2022년까지 지역 거점으로 e스포츠 상설경기장 5곳을 신규로 구축하고 2020년까지 전국 PC방 100곳을 e스포츠 시설로 지정한다.
김시소 게임/인터넷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