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는 수출무역관리령을 발효한 가운데 이번주가 일본 수출 규제 확대를 판가름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반도체 소재 세 개 품목 외에 개별허가 건에 대한 수출 심사 기한이 7일을 넘길지가 관심사다. 일본 정부가 반도체 소재 세 개 품목 외에도 수출 심사를 7일 이상 지연하면 우리나라를 향한 추가 수출 규제로 볼 수 있다.
우리 정부가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는 '전략물자 수출입고시 개정안' 의견 수렴도 이번주 종료한다. 상황에 따라 양국 긴장이 극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1일 전략물자관리원과 정부에 따르면 오는 4일이면 일본이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한 수출무역관리령을 발효한지 7일이 지난다. 일본 정부가 반도체 소재 세 개 품목 외 개별허가 수출 심사를 지연하는 지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전략물자관리원 관계자는 “일본 정부가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기 이전에는 늦어도 일주일이면 수출 허가가 났다”며 “수출무역관리령을 발효한 지 7일 후에 일본이 나머지 품목에도 수출 규제를 확대할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발표한 수출무역관리령을 개정하고 우리나라를 기존 화이트리스트에 해당하는 그룹 A에서 그룹 B로 바꿨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에 수출하는 일본기업은 한 번 수출 허가를 받으면 유효기간 3년을 보장하고, 수출 심사도 최대 7일을 넘기지 않는 '일반포괄허가'를 받을 수 없다.
대신 일본 정부는 자국 기업이 우리나라로 전략물자 수출시 △특별일반포괄허가 △개별허가(3품목 외) △개별허가(반도체 소재 3품목)로 나눠 관리한다. 일본 정부가 인증한 자율준수 기업인 ICP 기업 1300여곳은 기존 일반포괄허가와 비슷한 특별일반포괄허가 대상으로 포함된다. 그러나 ICP를 받지 않은 기업과 거래를 할 때는 유효기간 6개월, 수출 심사기간이 최대 90일로 늘어난 개별허가를 받아야 한다. 반도체 소재 세 개 품목과 비슷한 조건으로 수출 규제가 강화됐다.
일본 정부가 반도체 소재 세 개 품목 외 다른 품목도 콕 집어 수출 규제를 강화할 지가 변수다. 일본 정부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에서 반도체 소재 외 개별허가 건과 반도체 소재 세 개 품목 개별허가 건을 구분해 관리한다. 전략물자관리원에 따르면 반도체 소재 세 개 품목 개별허가 건은 경제산업성에만 수출을 관리하고 요구하는 서류가 최소 7종으로 많다. 반면 반도체 소재 세 개 품목 외 개별허가 건은 이와 달리 각 지역사무소에서도 수출 승인을 할 수 있다. 제출에 필요한 서류도 기본 3종으로 상대적으로 적다. 일본 정부가 반도체 소재 외 품목까지 경산성으로 관리 주체를 일원화하고 제출 서류를 늘리면 우리나라로 수출하는 일본 기업 부담이 대폭 늘어난다.
우리 정부가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는 고시 개정안을 두고도 양국 정부가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 우리 정부는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빼는 '전략물자 수출입고시 개정안'에 대한 의견 수렴을 오는 3일 끝낸다. 우리 정부가 일본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일본 정부에 제출한 바 있는 만큼 일본 정부 또한 우리 정부에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오는 3일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는) 전략물자 수출입고시 개정안 의견 수렴을 끝내고 이후 규제심사, 법제처 심사를 거쳐 개정안을 시행할 것”이라며 “늦어도 9월 안에는 고시 개정안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