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는 것만을 강조하는 한국 정부의 금연 정책에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콘스탄티노스 파르살리노스 박사는 지난달 30일 진행한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의 금연정책을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 많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전자담배로 인해 질병이 발생한다는 과학적인 증거는 없다”면서 “대체제를 인정하지 않고 무조건 끊기만을 강요하는 한국 정부의 방법은 효과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콘스탄티노스 박사는 그리스 오나시스 심장수술센터 연구책임자로 그리스 파트라스 대학교 약리학부, 공공보건 국립학교 소속 연구원이다. 2011년부터 전자담배와 관련한 광범위한 연구를 수행해왔고 70개 이상의 관련 연구와 기고를 국제학술지에 발표했다. 그의 연구는 유럽연합의 전자담배 규제 정책이 입안되는 데에 영향을 줬다.
그는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흡연자 10명 중 8명은 일반 궐련담배도 함께 사용한다는 최근 국내 조사 결과에 대해 “일반담배에서 전자담배로 전환하는 과정 중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정부가 혼용 사용자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것을 이해하지만 둘을 병행하는 것이 독성물질을 더 많이 섭취하는 것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그는 “병행하는 것이 일반담배만 피우는 것보다 위험도가 낮다”며 “중장기적으로 봤을때 혼용기를 거쳐 100% 전자담배로 전환한 뒤 완전히 끊게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콘스탄티노스 박사는 혼용에 대한 과학적 연구 결과도 소개했다. 일반담배를 14개피 피우는 그룹과 일반담배 14개피와 함께 전자담배를 추가로 사용한 두 그룹의 소변검사를 진행한 결과 바이오마커가 일치했다는 것이다.
그는 “전자담배가 완전히 무해하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독성물질이 없거나 극히 작은 유해물질이 들어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연구”라며 “두 가지를 혼용하며 일반담배를 줄여나가는 것은 건강상 큰 플러스(이득)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전자담배 간접흡연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우려에도 “전자담배로 인한 간접흡연에 대한 악영향은 없다”고 선을 그렀다. 연소가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독성물질이 배출되지 않고 연기처럼 보이는 것은 단순 수증기라는 이유에서다.
콘스탄티노스 박사는 “전자담배 사용자지만 독성물질이 없기 때문에 가족들이 있는 집에서도 베이핑을 하고 있다”며 “가정에서 발암물질은 전자담배보다 요리할때 부엌에서 더 많이 배출된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의 '덜 해로운 담배는 없다'는 금연 정책에 대해서는 '비윤리적이고 악순환의 고리를 만드는 행위'라고 규정했다. 특히 세계 각국에서 전자담배 유해성이 덜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지만 임상 과정을 거치지 않은 단순 배출 물질 검사로 치부한 것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반대 의사를 피력했다.
그는 “인류 역사상 소비제, 의약품 등 모든 것에서 20~30년 이후 승인을 받고 마케팅을 한 사례는 없고 신약도 그렇게까지 하지 않고 있다”며 “완전한 안전이 검증되야 이를 인정하고 시장에 풀겠다는 한국정부의 입장은 전례가 없는 말”이라고 밝혔다.
전자담배에 경고그림을 도입한 것과 일반담배와 동일한 수준의 세금을 책정하는 것도 EU 등 선진국과 비교해 정반대되는 행보라는 입장이다. 그는 “리스크와 비교해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덜 유해한 전자담배 세금을 낮춰 접근성을 높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끝으로 “100% 확신할 수 있는 점은 연소하는 일반 궐련담배와 연소하지 않는 전자담배의 리스크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전자담배로 스위치(전환) 한다면 건강상 큰 개선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