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대·중소기업이 손 잡고 스마트공장으로 일본과의 미래 기술전쟁 대응에 나섰다.
중소벤처기업부(장관 박영선), 삼성전자(사장 김종호),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는 '소재·부품·장비 상생형 스마트공장 지원사업' 제1호 기업으로 선정된 에스비비(SBB)테크가 위치한 경기도 김포에서 상생형 스마트공장지원 업무 협약을 30일 체결했다.
중기부와 삼성전자, 중기중앙회는 기존 상생형 스마트공장 사업에 소재·부품·장비 분야 상생형 스마트공장 지원 사업을 추가하고 에스비비테크와 엠텍, 플라맥스, 세 곳의 공장을 선정했다. 일본으로부터 수입하던 기술을 국산화하거나 관련 제품 양산을 준비한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그 동안 중소기업들을 만나 본 결과 소재·부품·장비를 생산할 수 있거나 일본보다 더 앞선 기술을 보유한 히든챔피언이 국내에 많다는 걸 느꼈다”고 밝혔다.
이어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데 상생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고, 대기업과 중소기업·벤처·스타트업이 손잡으면 못 할 것이 없다”면서 세계 제1의 기술강국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박영선 장관은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서승원 중기중앙회 상근부회장과 함께 업무협약식 이후 에스비비테크 제조현장을 함께 둘러봤다.
에스비비테크는 지난달 7일 일본 수출 규제 발표 이후 문재인 대통령이 처음으로 찾았던 기업이다. 일본 의존도가 높은 기계·로봇 산업에서 독자 기술력을 갖춘 업체로 평가받는다. 기계에서 회전·직선 운동을 지지하는 축 역할을 하는 특수 환경용 복합 베어링을 생산·공급하고 있다.
에스비비테크는 일본 기업명이 그대로 고유명사가 될 정도로 널리 사용되는 '하모닉 감속기'를 국산화해 주목받았다. 그러나 신규 사업인 감속기를 양산하는데 자본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중기부와 삼성전자, 중기중앙회는 상생형 스마트공장 지원사업을 통해 에스비비테크를 로봇제어 분야 미래형 공장으로 만드는데 힘을 모으기로 했다.
정밀가공을 위한 기상측정시스템을 도입하고, 문서의 전산화, 설비 가동률 자동 분석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대기업 공급 양산 개발기간을 대폭 단축시킨다는 목표다.
이달 중순 에스비비테크에 삼성전자스마트공장지원센터 소속 멘토와 김종호 사장이 현장을 방문했고, 에스비비테크 임직원도 삼성전자 구미·광주사업장을 찾아 벤치마킹했다. 삼성전자와 에스비비테크 임직원이 함께 제조현장 혁신 과제를 도출했다.
우리 중소기업의 기술 독립을 위한 생태계 조성 전략을 발표한 이후 정부와 대기업, 중소기업이 손잡고 실질적 적용에 나선 첫 사례다. 지원, 선정, 과제도출까지 2주 만에 '패스트트랙'을 통해 신속하게 이뤄졌다.
에스비비테크는 1단계 사업으로 내년 2월까지 스마트공장 기반을 구축하고, 내년 말까지 시스템 관리가 가능한 고도화사업까지 진행한다. 수년 내로 연간 30만개 양산이 가능한 글로벌 감속기 전문 생산기업으로 자리잡는다는 계획을 세웠다.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과 거래가 없는 국내 중소기업도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스마트 공장 구축을 지원하기 위해 김종호 사장과 200여명의 삼성전자 제조 전문가를 현장에 투입하고 있다”며 “이번 협약을 통해 소재·부품·장비 등 다양한 업종에서 땀 흘리는 중소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서승원 중기중앙회 상근부회장은 “삼성전자와 상생형 스마트공장 지원사업이 자리 잡으면서 이러한 성공모델을 다른 대기업에도 많이 전파하고 있고, 올해는 포스코도 추가됐다”면서 “패밀리형·협동조합형 등 올해 도입된 새로운 스마트공장 지원 시범사업들도 충실히 이행해 중소기업 역량 강화에 앞장서겠다”고 전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