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에 빠진 인도 자동차 판매 시장이 부진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인도 비즈니스투데이 등 현지 매체는 지난 달 인도 자동차 판매량(이하 상용차 제외)이 21만4871대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9.1% 줄었다고 2일 보도했다. 이는 작년 11월 이후 10개월 연속 감소세다.
19년 만에 최대 규모의 감소 폭(-31%)을 기록한 지난 7월의 판매 부진 여파가 이어진 분위기다. 업체별 상황을 살펴보면 판매 1위 마루티-스즈키의 지난 달 판매량은 9만3173대로 전년보다 36.1% 줄었다. 5위권인 타타 모터스와 혼다는 각각 57.8%, 51.3%의 감소 폭을 기록하며 절반가량 줄었다.
현지 시장점유율 2위인 현대차는 감소 폭 16.6%(판매량 3만8205대)로 최악의 상황 속에서 비교적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대차 인도 법인은 지난달 수출은 1만7800대로 전년보다 10.5% 늘어 총 판매량은 5만65대(-9.5%)를 기록했다. 2020년이면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 3위의 자동차 시장으로 도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로 급성장하던 인도가 최근 이처럼 주춤한 것은 소비 수요가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해 2분기 8%대를 기록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올해 2분기 5.0%로 추락했다.
실업률도 2017∼2018 회계연도 기준 6.1%로 4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경제가 흔들리는 모양새다. 여기에 자동차 보험 규제 강화 등으로 차량 가격이 인상된 데다 지난 5월 총선 정국을 거치며 위축된 소비 활동이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인도 정부는 지난달 23일 자동차 산업 지원 방안 등을 포함한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발표했다. 경기부양책에는 자동차 등록세 한시 감면, 법인 구매 차량 관련 세금 비용 처리 폭 확대 등의 방안이 포함됐다. 그간 금지됐던 정부의 신차 구매도 허용하기로 했다.
김선섭 현대차 인도권역본부장은 “이번 조치로 인해 소비자의 차량 구매가 확대되리라고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