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ML5로 제작돼 플랫폼에 구애받지 않는 H5게임이 장르 고도화에 성공했다. 코어 장르 개발에 성공함에 따라 마켓 수수료, 중국 시장 빗장 등 게임업계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수익 시장으로 성장할 기반을 마련했다.
플랫폼 구분 없이 언제나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접근 방식이 비슷한 스트리밍게이밍플랫폼과 대결에서 하드코어게이머를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H5 시장 본격 개화에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H5게임 중 수익성이 좋은 코어 장르가 등장한다. 수차례 테스트를 걸쳐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와 같은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장르 개발에 성공했다. 퍼즐과 미니게임에 국한됐던 H5게임 시장 지평을 넓힐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넷마블은 최근 잔디소프트가 개발한 H5게임 '매드월드' 국내 및 글로벌 퍼블리싱 계약을 맺었다. 소싱 허들이 높은 넷마블이 맺은 첫 번째 H5게임 계약이다. 이 게임은 6월 PC 기반 알파테스트를 진행하면서 게임 수준에 대해 긍정 평가를 이끌어 냈다. 성취유희를 통한 중화권 진출도 예정돼 있다.
흥행 척도가 된 대형 지식재산권(IP) 사용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 성장 정도를 가늠할 수 있다. '미르의전설2' '라그나로크' '뮤' '스페셜포스' 등 대형 IP 기반 H5게임이 준비 중이다. 하드코어 이용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기반을 빠르게 마련되고 있다.
HTML5 게임은 별도 애플리케이션(앱)이나 소프트웨어 없이도 인터넷 브라우저에 접속만 되면 어떤 환경에서도 실행할 수 있다. 다양한 디바이스와 환경을 고려할 필요가 없이 한 가지 버전만 만들면 되기 때문에 개발에 소모되는 비용과 시간을 절감할 수 있다.
또 H5 게임은 웹기반으로 대형 플랫폼에 반드시 입점할 필요가 없다. 중국 판호 규제 같은 외부환경에 영향이 적다. 웹만 접속되면 되므로 별도 결제 모듈이나 현지 PG 없이 표준결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중국 H5게임 이용자는 4억명이다. 모바일게임인구 6억명에 비해 70%수준의 시장이 새로 생기는 셈이다.
수수료 30%도 자유롭다. 구글과 애플이 작년 한국에서 수수료로 올린 매출은 각각 1조6200억원, 6363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막대한 수수료를 내는 대신에 개발사가 인프라 재투자, 빠른 업데이트 등에 추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장점에 텐센트, 페이스북은 투자를 통해 시장 파이를 키우고 주도권을 가져오려는 상황이다.
전문가는 시장이 완전히 개화되려면 두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하나는 마케팅 효과다. 대형 플랫폼에 의존하는 가장 큰 이유는 마케팅에 대한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대형 플랫폼 외에서 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는 효율적인 방법을 찾지 못하면 H5게임은 모바일게임에 종속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또 하나는 H5게임 시장 성장이 예상보다 더뎌지면서 구글 스타디아와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와 대결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한다는 점이다. 모든 기기에서 플레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겹쳐 코어 이용자를 누가 더 확보하느냐가 수익성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H5게임을 개발 중인 게임사 대표는 “임팩트 있는 작품이 흥행해야 시장이 본격 생길 것”이라며 “잘 만든 게임이 H5게임은 캐주얼하다는 선입견을 깨줘야 코어 이용자를 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