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가 소폭의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단행한다. 종량세 전환이 예고된 가운데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영업과 생산을 총괄했던 수석부사장 퇴사가 예정된 만큼 조직을 정비하기 위한 의도로 분석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이달 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인사 및 조직개편을 단행할 예정이다. 가장 큰 특징은 김동철 수석부사장 퇴사다. 김 부사장은 전통 오비맥주 출신으로 마케팅 팀장과 영업기획 업무를 전담한 '영업통'으로 오비맥주 대표이사 교체 시기 때마다 차기 후보로 거론될 만큼 무게감이 남다른 인물이다. 하지만 김 부사장은 이달 30일 오비맥주를 퇴사하고, 타 회사 최고경영자(CEO)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다.
김 부사장이 퇴사하면서 오비맥주는 최명길 프리미엄권역(수입 브랜드) 영업상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켜 기존 최상범 코어(국산) 브랜드 영업부사장과 함께 2부사장 체제를 유지할 방침이다. 수석부사장이 빠진 자리를 기존 담당 상무(디렉터)를 부사장(VP)으로 승진시켜 무게감을 맞춘다는 이유에서다. 김 상무는 독일 유학파 출신으로 외국계 회사 근무 경력이 길고 영어에 능통한 인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생산과 물류 등 부분에서도 업무 교체와 전보 등 소폭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오비맥주의 조직개편과 인사는 프리미엄(수입) 브랜드 영업을 강화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종량세 전환을 앞둔 가운데 시장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다. 특히 종량세 전환이 시작될 경우 글로벌 회사의 장점을 앞세워 해외 브랜드 맥주의 국내 생산을 추진하는 오비맥주로서는 프리미엄 브랜드 물량이 압도적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맞춰 영업조직을 정비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코어 브랜드 영업에서도 올 여름 하이트진로 '테라'와 '필라이트'에 상당 부분 빼앗긴 시장 점유율 회복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비맥주는 현재 압도적인 맥주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다. 하지만 일본 맥주 불매운동과 테라의 인기에 시장 점유율 변화가 소폭 일어나는 만큼 이번 조직개편을 계기로 본격 대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오비맥주는 한시적으로 진행했던 할인기간이 종료됐지만 발포주 '필굿' 할인을 한달간 연장했다. 하이트진로의 '필라이트' 독주체제를 막고 경쟁체제를 구축하는 것과 동시에 재고소진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