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가 인공지능(AI) 기반 배송일 예측 서비스를 선보인다. 그동안 축적한 쇼핑 데이터를 분석해 실제 수령일을 도출하는 방식이다. 빅데이터와 AI를 융합한 차별화된 라스트마일 서비스로 소비자 쇼핑 편의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11번가는 최근 주요 입점 판매자 상품군을 대상으로 'Ai 배송캐스터'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다. 고객이 상품을 주문하는 시점을 기준으로 배송 예정일과 당일 도착 확률을 알려준다. 지난해 선보인 빅데이터 기반 '도착예정일' 서비스를 한층 고도화했다.
11번가 Ai배송캐스터는 주문일 기준 최근 3개월 간 집계된 배송데이터를 기반으로 배송 확률을 계산한다. 판매자의 발송 이력, 결제 시간, 출고지, 시간대 별 교통 상황 등 다양한 데이터베이스(DB)를 종합 분석해 가장 확률이 높은 배송일을 도출한다. 현재 Ai배송캐스터의 예상 배송일 정확도는 80%대 수준이다.
11번가 관계자는 “고객에게 한층 신속하고 정확한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Ai 배송캐스터를 실험 중”이라면서 “구체적 상용화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배송일 예측 정확도를 90% 이상으로 끌어올린 후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 서비스는 오픈마켓 물류 경쟁력을 크게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통상 오픈마켓 입점 판매자는 저마다 다른 배송업체와 물류계약을 맺는다. 때문에 11번가 등 오픈마켓 소비자는 배송일정을 사전에 알기 어려워 무작정 주문상품을 기다려야 했다. 하지만 11번가 Ai배송캐스터를 활용하면 배송일을 미리 알 수 있는 것은 물론 원하는 날짜에 상품을 받을 수 있는 확률도 크게 높아진다.
그동안 빠른 배송에만 집중했던 e커머스 업계는 점차 소비자 편의에 초점을 맞추는 모양새다. 배송 속도가 상향 평준화된데다 온라인·모바일에서 쇼핑을 즐기는 소비자가 늘면서 배송 서비스에 관한 요구가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일배송을 시작으로 새벽배송, 퀵서비스 배송, 무인함 배송, 온·오프라인 연계(O2O) 배송 등이 잇달아 등장했다.
AI와 빅데이터를 배송 예측 서비스에 활용하는 e커머스 업체는 지속 늘어날 전망이다. 유일한 고객 대면 접점인 배송 단계에서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함이다.
네이버의 커머스 서비스를 담당하는 네이버 포레스트 CIC는 지난 상반기 '배송 시뮬레이터' 베타 서비스를 선보였다. 11번가 Ai배송캐스터처럼 빅데이터를 분석해 구매 전 정확한 배송일을 알려준다. 티몬은 구매 시점 기준 최근 일주일 평균 배송일을 노출하면서 소비자 구매를 돕는다. 쿠팡도 현재 자체 마켓플레이스 채널에 입점한 판매자 상품의 배송 예상일을 안내한다.
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