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말레이시아·네덜란드 등 해외 국가가 한국 스마트시티 모델을 도입한다.
4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개막한 '월드스마트시티엑스포(WSCE)'에서 국토교통부와 국내 기업은 해외 국가와 스마트시티 시장 확대를 위한 협력을 강화했다.
WSCE는 국토교통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한 행사로, 아시아태평양 최대 스마트시티 행사다. 행사에는 40개국 400여명이 참석해 세계 스마트시티 시장 공략을 위한 협력을 논의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개막식 축사를 통해 도시 문제 해결을 위한 한국형 스마트시티를 강조했다. 이 총리는 “한국의 도시화율은 92%로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다. 도시화의 문제도 그만큼 무겁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행히 한국은 세계적 수준의 IT를 갖고 있으며 수십년 동안 다양한 도시건설의 경험을 축적했다”면서 “한국 정부는 그런 기술과 경험을 활용해 사람을 최대한 배려하는 포용적 스마트시티를 구현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스마트시티 조성부터 설계, 시공, 운영까지의 모든 과정을 완전하게 성공시킨 나라는 아직 없다. 한국이 그 첫 번째 국가가 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영국 BEIS(기업·에너지·산업전략부)는 데이터 기반 스마트시티 모델을 개발하는 우리나라 혁신성장 프로젝트 참여를 위해 국토부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공동실무진을 꾸리기로 하고 12월 장관급 양해각서(MOU) 교환도 추진하기로 했다. 영국은 기존 도시를 스마트시티로 만드는 데이터 기반 프로젝트를 진행 중으로 한국의 혁신성장 프로젝트에 참여할 기회도 타진했다.
영국은 8개 기업·기관과 함께 이번 전시회에 25개 부스를 차려 주목을 받기도 했다. 보안, 데이터 분석 등 다양한 스마트시티 솔루션을 소개했다.
5일에는 BSI(영국표준협회)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MOU를 교환한다. 세종시는 BSI가 개발한 스마트시티 관련 국제 인증을 세계 처음으로 받은 도시다. LH는 앞으로 도시재생과 신도시건설, 신규 개발 사업에서 스마트시티 프로젝트를 적용할 계획이다.
네덜란드는 동남아 등 스마트시티 시장 공략을 위해 한국에 협력을 제안했다. 네덜란드 내무부와 국토부는 지난 7월 MOU를 교환했다. 네덜란드는 수열에너지 솔루션을 비롯해 친환경 도시재생 솔루션을 보유했다. 암스테르담 등 제로에너지 디스트릭트는 모두 수열에너지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네덜란드 대사관 이주원 선임상무관은 “네덜란드는 기존 도시를 스마트시티로 발전시키는 기술은 있지만 신도시 개발에는 한국이 더 경쟁력이 있다”면서 “협력을 통해 동남아 등 제3국을 함께 공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스마트시티 프로젝트 협력도 가시화됐다. 4일 카마룰 이브니 아흐매드 말레이시아 부장관과 박선호 국토부 1차관이 만나 코타키나발루 스마트시티 시범사업 구체적인 안을 협의했다. 지난 3월 양국 정부는 MOU를 교환하고 코타키나발루 스마트시티 시범사업을 하기로 했다. 아세안 차원의 연합체인 아세안 스마트시티 네트워크(ASCN)의 첫 사업이다. 두 나라는 이번 회의를 바탕으로 연내 스마트시티 기본구상과 예비타당성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전시회에는 해외 정부와 바이어가 대거 참석해 한국형 스마트시티 전시관을 관람했다. 브루나이 차관, 우즈베키스탄 차관, 말레이시아 만델레이 시장, 캄보디아 프놈펜 부시장, 영국 리버풀 부시장, 아세안 국가 스마트시티 최고 책임자가 WSCE를 찾았다.
전시관에서는 LH와 K-워터가 세종과 부산 국가시범도시관을 꾸려 스마트시티 사업을 소개했다. 14개 지방자치단체 선도도시도 각자 추진하는 스마트시티 솔루션을 전시했다.
문보경 정책 전문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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