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수상태양광 시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친환경 기술력을 갖추고도 국내에선 '환경 파괴 주범'으로 몰려 더디게 성장하고 있다. 대국민 인식 전환을 통해 관련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에너지 시장조사업체인 블룸버그신에너지파이낸스(BNEF)에 따르면 세계 수상태양광은 2018년 기준 1.3GW 용량이 설치됐다. 먼저 개발, 운영된 육상 태양광의 지난 2000년 누적 설치량과 유사한 수준이다.
수상태양광은 최근 들어 각광받고 있다. 육상태양광보다 설치비는 20% 안팎 비싸지만, 토목공사 등 기반 시설과 각종 관리가 필요 없는 등 유지·관리비 측면에서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주민 거주 지역과 멀리 떨어져 있어 주민 수용성에도 유리하다.
세계은행이 올해 초 발간한 수상태양광 리포트에 따르면 수상태양광은 세계 인공 저수지 면적의 1%에 설치해도 설비용량만 404GW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태양광 설치량의 200배다. 500조원에 달하는 새 시장이 열리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수상태양광을 선도하고 있다. 관련 기술은 세계 최고로 평가받는다. 세계 1위 태양광 셀 생산기업인 한화큐셀은 지난해 4월 네덜란드 최대 린지워드 수상태양광 발전소(1.87MW)에 태양광 모듈 전량을 납품했다. 같은해 말에는 납(Pb)이 포함되지 않은 자재만을 사용한 수상태양광 전용 모듈 '큐피크 듀오 포세이돈'을 출시했다.
이에 비해 국내 수상태양광 설치는 더디다. 2013년 처음 소규모 발전소 1개가 지어진 이후 2018년 9월까지 누적 발전소는 45개에 그친다. 설비용량은 이제 갓 메가와트급으로 성장했다.
관련 업계에선 수상태양광이 수상생태계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인식이 파다한 결과로 본다. 실제 일부 환경단체들은 수상태양광 설치에 격렬히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정보다. 관련 근거 결과는 속속 나온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이 청풍호보다 앞서 준공된 합천호 수상태양광 발전소를 8년 가까이 추적 조사한 결과, 수상생태계와 수질에 미치는 영향은 사실상 없었다.
국내 수상태양광 발전 기준은 해외보다 훨씬 엄격하다. 예를 들어 수질오염 배출허용 기준은 물론이고 먹는 물 수질기준보다 약 10배 강화된 기준을 지켜야 한다.
관련 업계 고위 관계자는 “정부가 시민사회와 학계, 산업계 입장을 적절히 조율한 수상태양광 종합 마스터플랜을 구축해야 한다”며 “그래야만 국내외에서 쌓은 우수한 기술력을 내세워 수백조원대 관련 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태웅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