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스토아가 TV쇼핑 업계 최초로 지상파 SBS와 '미디어 커머스' 협업에 나선다. SBS 인기 드라마에 등장해 시청자 눈길을 끌었던 상품을 SK스토아 온라인 채널에서 단독으로 선보인다.
9일 업계에 따르면 SK스토아는 최근 PC웹 및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 'SBS픽'을 마련했다. 최근 종영한 SBS 수·목 드라마 '닥터탐정'과 금·토 드라마 '의사요한'에 출연한 배우가 착용했거나 주요 장면에 등장한 상품을 만날 수 있다. T커머스 사업자와 지상파 방송사가 손잡고 미디어 커머스 전략을 추진하는 것은 처음이다.
그동안 드라마, 예능 등 방송에 등장한 제품을 홈쇼핑 등 온·오프라인 유통채널에서 판매하는 일은 있었다. SK스토아와 SBS는 이 같은 단순 판매에서 벗어나 '기획형'으로 방송 콘텐츠와 쇼핑을 연계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SK스토아가 SBS 드라마 일부를 소재로 활용해 자체 영상을 제작한다.
예를 들어 소심한 주인공이 '닥터탐정'에 출연한 배우 봉태규의 안경을 쓰고 자신감을 얻는다는 콘텐츠 인 콘텐츠 형태다. '의사요한' 관련 상품으로는 드라마 콘셉트를 활용해 가정간편식을 선보였다.
SK스토아가 1~2분 내외 길이로 만든 영상에서는 주인공이 내레이션 형태로 제품 특징을 부각시켜 구매를 유도한다. 짧은 시간에 시청할 수 있는 '스낵 컬처' 콘텐츠를 앞세워 모바일 쇼핑족을 공략한다.
SK스토아와 SBS의 콘텐츠 협력은 양사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SK스토아는 드라마 인기를 상품에 투영해 시청자를 소비자로 전환할 수 있다. SBS는 자사 제작 콘텐츠 활용 범위를 커머스 영역으로 확대하며 부가 수익을 기대한다.
SK스토아 관계자는 “(SBS픽은) 쇼핑콘텐츠 차별화를 위한 서비스”라면서 “향후 사업 방향은 구체적으로 확정하지 않았다”고 말을 아꼈다.
SK스토아와 SBS를 시작으로 홈쇼핑과 방송사의 '온라인 합종연횡'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홈쇼핑 방송에서 별도 프로그램 내용을 인용할 경우, 해당 프로그램 명칭을 과도하게 부각시키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시청자가 홈쇼핑 방송과 인용 프로그램을 혼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온라인·모바일에는 이 같은 규제가 없어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간 자유롭게 콘텐츠를 교류할 수 있다.
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