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가 국제표준화기구(ISO)와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에 제안한 인공지능(AI) 국제표준 연구반(SG) 신설 여부가 다음 달 결정된다. 정부는 연구반 설립을 제안한 조영임 가천대 교수를 중심으로 대표단을 꾸리고 연구반 간사국 수임까지 회원국들에게 제안할 예정이다. 이후에는 국제표준 첫 단계인 NP(NewWork Item Proposal)를 제안해 AI 국제표준 중 우리나라가 주도할 분야를 확고히 한다는 구상이다.
15일 정부와 관련 전문가에 따르면 다음 달 7일부터 나흘간 일본 도쿄에서 AI 국제표준을 논의하는 '제4차 인공지능 국제표준화 회의(ISO·IEC JTC1 SC42)'가 개최된다.
회의에서는 우리 정부 대표단이 지난 4월 제안한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AI 데이터의 생태계 마련'을 다루는 연구반 신설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우리 대표단은 지난 4월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린 제3차 인공지능 국제표준화 회의에서 연구반 신설을 제안한 바 있다.
회의에 참석하는 학계 한 관계자는 “다음 달 열리는 AI 국제표준화 회의에서 우리나라가 제안한 AI 연구반 설립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라며 “우리나라는 새 연구반 설립하면서 간사국까지 맡겠다고 제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구반은 ISO와 IEC에서 관련 분야 용어 정의와 국제표준 실효성 분석 등 기초 작업을 수행한다. 실제 국제표준을 제정하는 작업반을 구성하기 전에 기초 근거 자료를 만든다. 우리나라는 AI 산업 활용 가능성을 모색하는 새 영역에서 의제를 설정해 미국과 중국, 일본, 캐나다 등이 주도하는 AI 국제표준 논의에서 고유 영역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연구반 신설을 승인 받으려면 ISO·IEC 합동기술위원회(JTC)1 분과위원회(SC)42에 참여하는 P멤버(회원국) 23개국 중 최소 5개국이 회의에 참여해 전원 동의해야 한다. AI 국제표준화에 대한 관심이 크기 때문에 최소 참여국 수는 무리 없이 5개국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강하게 반대하는 국가가 나올 때에는 연구반 설립이 어렵다. 이 때문에 국가기술표준원은 미국 등 주요국을 중심으로 설득 작업을 펼칠 예정이다. 연구반을 설립한 이후 내년 AI 데이터와 산업 생태계를 연계할 국제표준을 정식 제안할 예정이다.
국표원은 연구반 설립을 제안한 조 교수를 단장으로 한 4차 회의 대표단을 꾸릴 계획이다. 현재 대표단과 회의에서 펼칠 최종 전략을 선정하고 있다. 3차 회의에서는 조 교수를 중심으로 안선주 성균관대 교수, 신수용 성균관대 교수, 국표원, 한국마이크로소프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전자부품연구원, 국립전파연구원, 한국표준협회,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관계자가 참여했다.
다만 4차 회의에서는 국립전파연구원 등 기관에서 대표단 참여 여부를 알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부처 간 조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관련 학계 관계자는 “이번에 제안한 연구반은 산업 분야와 연결된 국제표준이기 때문에 국표원을 중심으로 대응하고 최대한 다양한 구성원이 참여하는 것이 좋다”며 “다른 기관에서도 함께 참여해 다양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
변상근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