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 통신사가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5세대(5G)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를 속속 내놓고 있다. 5G 기술을 기반으로 이용자를 끌어모을 콘텐츠를 보유하기 위해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이동 통신사가 스트리밍 서비스를 동시에 선보였다. SK텔레콤은 마이크로소프트(MS) '프로젝트 엑스클라우드'로 펄어비스 검은사막을 시연했다. LG유플러스는 엔비디아 '지포스나우' 서비스를 공개하고 국내 최대 게임쇼 지스타에 참가한다.
이통사가 게임에 주목하는 것은 스트리밍 게임이 5G 킬러 콘텐츠가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PC와 스마트폰 콘텐츠 성장 추이를 분석한 결과다.
이통 3사는 지난 4월 세계 최초 5G 상용화 이후 가상현실(VR)·증강현실(AR)과 결합한 5G 특화 실감 콘텐츠 서비스를 공개해왔다. 하지만 실감콘텐츠 깊이와 질이 낮아 큰 반향은 없었다. 이미 게임이나 영상 어트렉션 분야에서 제공되던 콘텐츠 수준에 그쳤다. 이용자를 모으기 위한 킬러콘텐츠가 되기는 힘들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이후 게임으로 시선을 돌렸다. 스트리밍 게임은 5G 특징인 초고속·초저지연·초연결 속성과 연결된다. 연산을 스마트폰에서 하지 않고 클라우드 서버에서 해서 기기 성능과 상관없이 모든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빠르고 끊김 없는 데이터를 주고받는 5G 성능을 홍보할 수 있을뿐 아니라 이용자 잠금 효과도 유발한다.
덕분에 스트리밍 게임은 국내 뿐 아니라 해외도 주목한다.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나우', 파섹 '클라우드 게이밍', 플레이키 '플레이키 넷', 블레이드 '쉐도우', 밸브 '스팀링크'가 실험 단계에서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다. 월정액을 내고 스트리밍 방식으로 게임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이기도 했다. EA, 유비소프트 등 게임사도 합류하고 있다.
통신사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버라이즌은 리퀴드스카이와 파트너십을 맺고 '버라이즌게이밍'을 서비스한다. AT&T는 미래 먹거리로 낙점했다. 하드웨어(HW) 제조사인 퀄컴 역시 게임사 로비오 자회사인 해치 엔터테인먼트와 파트너십을 체결, 스트리밍 게이밍을 연구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세계 스트리밍 게임 시장 규모가 지난해 4700억원에서 2023년 3조400억원으로 6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관측했다.
5G 스트리밍 게임 흥행 관건은 콘텐츠 수급이다. 어떤 게임을 확보하느냐가 서비스 기간과 직결된다. 이통 3사는 과거에도 제공 게임 때문에 4G 초기 스트리밍 게임에 뛰어들었지만 KT 위즈게임을 마지막으로 전부 철수한 상태다.
게임업계 분위기는 회의적이다. 킬러콘텐츠로써 스마트폰에 돌아가는 게임과 스트리밍 게임이 어필하는 이용자 영역이 다르기 때문이다. 스트리밍 게임은 통상적으로 패키지 게임 중심이다. 진득하게 앉아 즐기는 플레이 경험을 제공한다. 외부에서 집중이 쉽지 않아 코어 이용자 입장에서 패드를 들고 지연을 고려하며 플레이할만큼 스트리밍 게임이 제공하는 이점이 크지 않다. 현재 패키지로 제작된 게임에서 더 나아가 스트리밍 플랫폼에 특화된 하이브리드 장르 게임 개발 필요성이 나온다.
게임 업계관계자는 “스마트폰 기반 게임과 콘솔게임 기반 차이점을 어떻게 이해하고 서비스하느냐가 국내 스트리밍 게임 플랫폼 판도를 결정할 것”이라며 “콘텐츠 수급이라는 장애물을 넘기 위해 게임사와 이통사 간 밀접한 파트너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