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플랫폼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모바일 게임을 PC에서 즐기는 크로스 플레이가 시도되면서 이용자경험이 큰 폭으로 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등급분류 체계와 콘텐츠 배포 플랫폼 정책 고도화가 요구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크로스 플레이 도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모바일 게임 '리니지2M'을 PC로도 플레이할 수 있게 신규 게이밍 플랫폼 '퍼플'을 공개했다. 퍼플은 모바일과 PC의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하는 서비스다. PC 환경에 최적화된 그래픽과 성능, 커뮤니티, 보안을 제공한다. 동일한 콘텐츠를 모바일과 넓은 모니터를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다.
펄어비스는 클라우드 스트리밍을 통해 '검은사막'을 언제 어디서나 플레이할 수 있게 했다. 이미 중국 게임을 중심으로 앱플레이어 대신 자체적으로 모바일 게임 PC 클라이언트를 제공하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시중에 유통 중인 중국 모바일 게임 상당수가 PC 버전을 함께 제공 중이다.
이러한 변화는 모바일게임이 주는 경험과 콘텐츠가 깊어졌기 때문이다.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과 같은 하드코어 장르가 모바일 게임에도 정착되면서 앱플레이어 등을 활용해 PC에서 모바일 게임을 하는 이용자가 늘었다. 이용자는 더 편하게 집중할 수 있고 게임사는 이용자 플레이 시간이 늘어 매출 확대도 노릴 수 있다. 클라이언트를 제공하는 사례는 더 늘 것으로 전망된다.
게임물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자체등급분류사업자에 의해 심의 등급이 매겨진 모바일게임의 경우, 동일한 콘텐츠를 PC 클라이언트로 내놓으면 별도 심의를 받을 필요가 없다.
다만 아직 PC클라이언트에 대한 관련근거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아 크로스플레이 시장이 본격 개화될 때 진통이 예상된다.
가장 큰 부분은 결제다. 동일한 콘텐츠를 가진 PC클라이언트를 구실로 구글플레이에 있는 모바일게임에 플랫폼 정책을 적용할 수 있는가가 쟁점이다.
모바일게임은 구글플레이나 애플앱스토어 같은 플랫폼 결제 모듈을 사용한다. 구글과 애플은 결제 금액 30%를 수수료로 받는다. 하지만 PC클라이언트는 굳이 플랫폼 모듈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 외부 결제 페이지를 이용하면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고 같은 금액에 더 많은 재화를 이용자에게 제공할 수 있다.
구글은 외부결제를 막는 가이드라인을 적용하고 있다. 과거 모바일게임 '윈드러너'가 외부 페이지에서 결제를 제공했다가 앱마켓에서 일시 퇴출당한 적이 있다.
구글플레이 관계자는 “정책 개입 여부를 사례별로 파악 해봐야 한다”며 “아직 사례가 없었기 때문에 뚜렷하게 말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