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자유특구에 재도전하는 지방자치단체의 사업계획이 매우 미흡한 수준이다. 분야를 바꿔 신청하면서 사업계획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한 지자체가 다수인데다 수정 계획을 낸 지자체도 사업계획을 축소하는 수준에 그쳐 대규모 탈락 사태가 우려된다.
16일 전자신문이 이번에 우선협의 대상으로 선정된 10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차 선정에서 탈락한 사유를 분석해 보완·수정·강화한 지자체는 울산, 경남, 대전 세 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 충북, 전남은 1차에 성공한데 이어 이번에 추가 지정을 신청하는 상태라 다소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나머지 지자체는 아예 분야를 바꿔 신청하느라 계획을 제대로 만들지 못했거나 사업계획을 축소해 차별화 포인트를 찾지 못했다.
울산시는 '수소산업'으로 재도전하면서 △수소 모빌리티 특구 육성 △관련 기술 상용화 △수소 충전 수요 증대에 대응한 대용량 수소이송체계 구축 등으로 사업 내용을 구체화 했다. 경상남도는 LIG넥스원, 한화시스템,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등 영향력 있는 기업과 기관을 중심으로 참여기업을 재구성해 '무인선박' 규제자유특구에 재도전한다. 1차 탈락 사유였던 사업완성도를 높여 재도전한다는 전략이다.
대전시도 '바이오메디컬' 분야로 재신청했다. 그러나 개인정보 열람 제한 등 결점을 일부 수정하는데 그쳤을 뿐 뾰족한 보완책은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비춰진다. 충청남도, 전라북도, 광주시는 아예 신청 분야를 바꾸면서 아직 사업계획을 구체화하지 못한 케이스다.
충남은 '수소산업'에서 '실버커뮤니티케어'로 변경해 신청했다. 보건복지부 지역사회 통합 돌봄 선도사업과 연계할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구체화된 계획이 없다.
전북은 '홀로그램'에서 '미세먼지저감 상용차'로, 광주는 '저속자율주행차'에서 '시속 5㎞ 이하 무인 저속 특장차'로 분야를 바꿔 신청했다. 두 지자체 모두 특수차 운행 실증 사업을 목표로 관련 기관과 협력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계획안 수준에 불과했다. 광주시는 특장차 분야 강점과 광주형일자리 자동차합작법인을 무기로 내세우겠다는 전략이다. 제주도는 '전기차'에서 '전기차충전서비스'로 범위를 대폭 축소, 규제자유특구가 필요한 상황인지 의문이 들게 했다.
이밖에 지난 7월 각각 '스마트안전제어' '스마트웰니스' 'e모빌리티' 분야 규제자유특구를 유치한 충청북도, 전라남도, 대구시는 두 번째 규제자유특구로 각각 '바이오제약' '자율주행부품실증' '에너지신산업' 분야에 도전한다.
충북은 오송첨단복합단지를 활용하고, 대구는 자동차 분야 규제자유특구를 신청한 타 지자체와 연계하기로 했다. 전남은 정부와 한국전력 및 민간투자사와 함께 전남형 일자리창출 사업으로 추진해 신안군에 8.2GW급 대규모 해상풍력발전단지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성녹영 중기부 규제자유특구기획단 과장은 “심의 대상 특구 선정, 최종 특구위원회 등 거쳐야할 단계가 남아있다”면서 “남은 기간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도록 해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들 지자체는 이달 중 사업계획을 보완해 다음 달 초 중기부에 최종 계획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주요 지자체 규제자유특구 사업계획]
충청=강우성기자 kws924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