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은행이 대외여건 악화에 대비해 재무건전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부실채권비율을 낮추기 위해 대규모 정리에 나섰다. 수출입은행은 연말까지 금리체계를 개편, 신용프리미엄 적정성 등을 진단하는 데 착수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지난 10일 부실채권(NPL) 매각자문사로 예일회계법인을 선정했다. 부실채권 매각 시장에 산업은행발 3200억원 규모의 큰 장이 섰다. 11월 말 거래가 종결되는 일반담보부채권·회생채권을 매각한다. 2019년 재무제표에 반영하기 위해 연내 부실채권 매각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부실채권은 3개월 이상 연체됐거나 원금이 정상적으로 상환되지 않은 대출채권이다.
산은 관계자는 “매년 상·하반기 연 2회 부실채권을 대대적으로 정리하고 있다”며 “연말까지 3200억원 규모 채권을 처리해 산은의 부실채권비율을 낮추겠다”고 밝혔다.
산은은 지난해 국책은행 중 유일하게 부실채권비율(고정이하여신비율)이 급등하며 재무건전성에 비상이 걸렸다. 수출입은행이 2017년 말 3.23%에서 1.49%로 1.7%포인트(P) 낮춘 반면에 산업은행은 2017년 말 2.47%에서 1.76%P나 급증, 4.23%를 기록했다. 금액으로는 7400억원 증가했다.
이로 인해 3개 국책은행 평균 부실채권비율은 작년 말 2.20%로 시중은행(0.56%) 대비 1.64%P 높았다. 지난 2분기에도 산업은행 부실채권 비율은 3.28%로 작년 동기 대비 0.27%P 악화됐다.
금융당국도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경고음을 울린 상황인 만큼 국책은행에게 재무건전성 개선은 시급한 과제다. 관련 법상 국책은행에서 발생한 손실을 세금으로 보전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연말을 앞두고 산은이 재무건전성을 높이는 데 나선 것이다.
수출입은행은 금리체계 개편 작업에 들어갔다. 이달 중 관련 컨설팅 업체를 선정한 후 4개월 동안 금리체계를 다듬는다. 수은의 정책기능을 강화하고 지속가능 경영기반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이번 컨설팅 결과를 토대로 수은의 여신 포트폴리오를 관리한다. 대표적으로 신용프리미엄, 업무원가, 목표마진을 점검한다. 목표마진 산출을 위해 자기자본 유지를 위한 수준과 수은의 목표이익 달성을 위한 수준을 분리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금리용 부도율(PD) 및 손실률(LGD) 산출 방법론과 모니터링 방안, 업무원가 산정 체계 개선 방안을 수립한다. 이를 위해 타행의신용등급별 적용 금리 수준, 가산금리별 수준과 산정방식, 조정금리 운용 현황 등을 분석한다.
컨설팅을 내년 1월까지 실시한 후 2월부터 새로운 체계를 적용할 예정이다. 이번 개편에 따른 손익 시뮬레이션 방안도 마련한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