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LG화학 사장이 LG디스플레이 새 수장으로 선임됐다. 지난 2012년부터 8년간 LG디스플레이를 이끌어 온 한상범 부회장은 회사 재도약을 위해 스스로 사임했다.
LG디스플레이는 16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정호영 사장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정 사장은 내년 3월 주총과 이사회를 거쳐 대표이사 선임 절차를 밟게 된다.
정호영 사장은 LG전자 영국 법인장을 거쳐 주요 계열사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최고운영책임자(COO) 등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여러 산업에 걸친 통찰력으로 LG디스플레이가 겪고 있는 어려운 국면을 타개할 적임자로 기대되고 있다.
2008년부터 6년 동안 LG디스플레이 CFO로도 재직하며 사업전략과 재무를 책임졌다. 디스플레이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깊다는 평을 받았다. 17일부터 집행임원으로서 공식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한상범 부회장은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고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까지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직을 유지한다.
한상범 부회장은 액정표시장치(LCD)에서 OLED로 사업구조를 전환하는 과정에서 실적 악화와 조직 재정비 등에 책임지고 용퇴하는 결단을 내렸다. 1955년생으로 정년퇴임을 앞두면서 내년 초 CEO 직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업계 안팎에서 꾸준히 제기되기도 했다. 광저우 8.5세대 OLED 공장을 성공적으로 준공시켜 대형 OLED 중심의 성장 발판을 마련한 후 과감히 사퇴를 결정한 셈이다. 새 사령탑을 중심으로 사업 전략을 재정비하고 조직 분위기를 쇄신해 현재 위기를 극복하기 바라는 뜻이 배경이 됐다.
LG디스플레이는 LCD에서 OLED로 사업 구조를 전환하는 과정에서 실적이 악화되고 조직을 축소하는 어려움을 겪어왔다. 한상범 부회장은 이에 대해 책임지고 용퇴 의사를 밝혔지만 LG디스플레이가 대형 OLED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고 프리미엄 LCD 중심으로 성장하는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 부회장은 2012년 LG디스플레이 CEO로 취임한 후 그해 2분기부터 2017년 4분기까지 23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하며 세계 선두 패널사로 자리매김하는데 공헌했다. 8년 연속 9.1인치 이상 대형 LCD 점유율에서 면적과 매출 모두 1위를 이어나갔다.
무엇보다 OLED로 디스플레이 패러다임을 전환하기 위해 어려운 경영상황에서도 과감한 투자를 결정해 사업 구조를 OLED로 바꾸는 기반을 마련했다. 세계 최초로 TV용 대형 OLED 시장을 개척했고 프리미엄 시장에서 OLED 가치를 높이는데 앞장섰다. 중소형 OLED 사업에서는 스마트폰 시장 후발주자로 출발해 아직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차량용 OLED를 중심으로 새로운 성장 가능성을 확보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
-
배옥진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