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가상세계로 미래사회 점쳐볼 수 있어"

"게임 가상세계로 미래사회 점쳐볼 수 있어"

온라인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으로 미래 사회를 전망하려는 시도가 국회에서 이뤄졌다. 국민 실생활에 밀접한 미래 경제와 사회 논의에 게임을 접목한 게 이례적이다.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은 18일 “현실과 가상의 사회·경제적 연결이 인류 삶을 지속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며 “인류가 노동 주체에서 퇴장하는 시대를 대비해 대안 사회·경제 시스템을 고려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 “게임의 미래가 인간 꿈을 실현하는 데 어떤 역할을 할 지 논의가 필요하다”고 화두를 던졌다.

김 의원이 연구재로 삼은 게임은 펄어비스 자회사 CCP게임즈 '이브 온라인'이다. CCP게임즈는 1997년 설립된 아이슬란드 대표 기업이다. 이브온라인을 16년째 서비스하며 세계 이용자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이브온라인은 조밀하고 복잡한 가상 사회를 만든 대표적 게임이다. 핵심은 경제와 이용자가 연결된 사회다.

힐마 베이거 패터슨 CCP게임즈 대표는 “가치 있는 게임의 가상환경을 만드는 것은 미래에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가와 연결돼 있다”고 답했다.

이브온라인 이용자는 현실과 마찬가지로 서로 연계돼 있다. 정치와 사회활동을 영위한다. 리더십에 따라 조직화가 이뤄진다. 파벌 간 승리를 위한 대화 기술을 배우고 물리적 전투를 펼친다.

힐마 대표는 “이브 온라인의 도시 건설과 운영은 실제와 같다”며 “게임 이용자 간 의회가 존재하고 의회대표와 회의를 하면서 가상 세계를 올바른 방향으로 운영한다”고 말했다.

경제도 마찬가지다. 이브온라인은 냉혹한 현실 경제 체제를 그대로 적용했다. 실패 시 약간의 페널티를 적용하는 일반적 게임과 다르게 완전한 파괴를 구현했다. 경제적 실패로 인한 후속 행동들로 어떤 행위가 다발적으로 발생하는지 볼 수 있다.

힐마 대표는 “인간은 매우 영리해서 어떻게든 부와 재산을 축적하고 잃어버리지 않도록 한다”며 “이렇게 모인 부의 50%가 세계 인구 1%가 독점하고 있는데 이를 어떻게 재분배하느냐 관점에서 생산과 파괴는 밀접한 관련이 있고 게임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이런 특징으로 인해 미래 세계를 전망할 수 있다. 이브온라인에서는 머슬로우 위계욕구 이론에 따른 모습이 그대로 나타난다. 생계 터전이 마련되면 자아실현하기 위한 이용자 행태가 발견된다. 이용자 각 결정이 사회에 영향을 미친다. 이브온라인 원시데이터를 통해 증명된다. 게임 가상 사회가 미래 인류 사회를 전망할 수 있는 연구의 장인 셈이다.

김세연 의원은 “게임을 사업적, 영리적 플랫폼만으로 바라볼 것이 아니라 인류가 생활할 수 있고 고민할 수 있고 협력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 수 있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게임은 그런 원동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