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중소형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의 적자 폭을 줄이고 생산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4.5세대 라인 가동 중단을 검토한다. 7세대와 8세대 액정표시장치(LCD) 라인 위주에서 중소형 OLED까지 가동 중단 준비를 확대하는 모양새다. 신임 정호영 최고경영자(CEO) 체제 전환과 함께 사업 구조조정에도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4.5세대(730×920) 플렉시블 OLED 생산 라인인 'E2'도 가동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올해 안 중단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2는 LG디스플레이의 첫 번째 중소형 플렉시블 OLED 생산공장이다. 생산 능력은 월 2만장 수준이다. 주로 스마트워치용 OLED를 생산하며, 스마트폰용 플렉시블 OLED도 생산했다. 최근에는 스마트워치용 패널만 양산하고 있다. 총 3개 라인으로 구성된 가운데 현재 1개 라인만 가동하면서 애플워치용 패널을 생산하고 있다.
2013년에 가동을 시작한 E2는 그동안 생산 효율성 문제가 꾸준히 불거졌다. 경쟁사들이 주로 6세대 규격에서 스마트폰 OLED를 생산하고 있어 생산 단가나 제품 공급 속도 등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후속 투자한 E5 공장이 초기 가동을 시작한 후에도 E2에서 국내외에 공급할 스마트폰용 패널을 생산했다.
업계는 LG디스플레이가 이미 E2 가동 중단 준비를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3개 라인 가운데 2개는 가동을 멈췄고, 남은 1개 라인도 애플워치용 패널 외에 이렇다 할 생산 품목이 없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는 E2 설비 일부를 E5 공장으로 이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애플워치에 처음 적용한 저온폴리옥사이드(LTPO) 박막트랜지스터(TFT) 설비도 E5로 이관, 제품 공급에 지속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E5는 자동차용과 스마트폰용 OLED를 생산하는 공장이다.
LG디스플레이는 중소형 OLED 사업의 효율성을 높여야 하는 과제에 직면했다. 대형 OLED 사업은 지난해부터 수익이 나기 시작했고, 올해 연간 기준 흑자 전환도 바라보고 있다.
반면에 중소형 OLED 사업은 매년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용 패널을 국내외 제조사에 공급하면서 매출은 점차 증가하고 있지만 영업이익은 적게는 분기별 1000억원대에서 많게는 4000억~5000억원대 손실이 발생했다.
이를 연간 단위로 환산하면 중소형 OLED 사업에서만 1조원에 가까운 손실이 발생하는 셈이다. 생산 효율성을 높이고 적자 폭을 줄이려면 E2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유지하되 공장 운용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판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가 중소형 OLED 사업에서 손을 떼고 대형 OLED에만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각에서 나올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E5는 어느 정도 생산이 안정됐고 E6에서 생산할 북미 고객사 물량도 확보, 일부 성장 기반을 마련한 만큼 효율성이 낮은 라인은 운용 전략을 재고하고 주력 공장은 성과를 높이는 방안을 강구할 수밖에 없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E2 공장도 여러 방안을 놓고 운용 전략을 고민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아직 시기나 방향 등을 구체적으로 결정한 사안은 없다”고 밝혔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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