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 서울리전 가동 전 한국 클라우드 시장은 열릴 수 없었습니다. 국내에서도 이제는 클라우드 도입이 본격화될 것입니다.”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오라클 연례 기술 콘퍼런스 '오라클 오픈월드 2019'에서 만난 탐 송 한국오라클 대표는 “미션 크리티컬한 코어시스템에 활용되는 오라클 DB가 클라우드로 갈 준비가 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5월 서울리전 가동으로 오라클 DB를 사용하는 엔터프라이즈 기업까지 클라우드 전환을 적극 고려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기업 온프레미스 인프라를 클라우드로 옮기는 것은 상대적으로 쉽지만 데이터 마이그레이션은 어렵다는 게 업계 공통 의견이다. 국내 엔터프라이즈 대기업 다수는 오라클 DB를 코어시스템을 활용한다. 국내 DB 시장에서 오라클 비중은 과반으로 추산된다. 세계 시장에서도 40% 이상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미국 동부지역을 시작으로 오라클과 클라우드 분야 협업을 강화한 것도 오라클 DB 사용 기업을 고려한 결과다. 송 대표는 “오라클 라지 스케일 DB를 다른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MS와 오라클은 데이터센터를 연동, 기업이 수요에 맞게 오라클 또는 MS 서비스를 모두 이용하도록 양사는 유연한 정책을 운영한다”고 설명했다.
DB 등 오라클 서비스형플랫폼(PaaS) 역시 온프레미스 버전과 동일하게 미션 크리티컬한 기업 시스템을 지원하도록 개발됐다. 오라클은 자율운영 DB 클라우드로 대표되는 기술경쟁력, 서울리전 가동과 재해복구(DR)센터 구축 등 국내 인프라 여건 완비로 시장 공략 승부수를 띄운다.
자율운영 데이터웨어하우스(ADW)와 트랜잭션 프로세스(ATP) 등 자율운영 DB로 항상 최신 서비스를 지원한다. 보안 패치도 자율운영 기반 실시간, 무중단으로 지원해 사람 실수로 인한 보안사고를 최소화한다.
서울리전 구축 전 국내 40여 기업에 불과했던 오라클 자율운영 DB 고객은 가동 두 달여 만에 100개 이상 기업에서 채택했다. KEB하나은행을 비롯해 SK스토아, 큰사람 등 국내기업이 사용한다. 현대상선은 오라클 클라우드로 전사 정보기술(IT) 시스템을 전환한다. 최근 전체 시스템에 약 50% 수준인 전사자원관리(ERP) 마이그레이션을 완료했다.
오라클은 국내 클라우드 재해복구(DR)센터 '춘천리전'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내년 상반기까지 상면임대 방식으로 DR센터를 구축, 국내 서비스 안정성을 담보한다. 송 대표는 “DR센터 구축이 완료되면 국내 클라우드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엔터프라이즈 등 클라우드 서비스 안정성에 민감한 기업이 대거 오라클 서비스 도입을 고려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샌프란시스코(미국)=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