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지능화를 실현하려면 방대한 데이터를 빠르게 전달하는 통신 인프라, 실감나는 미디어 구현이 필수입니다. 더 빠르고 실감나는 국가지능화 기술 구현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통신미디어연구소는 초연결통신연구소와 방송미디어연구소를 합친 연구조직이다. 언뜻 보기에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강조하는 '국가지능화'나 '인공지능(AI)' 중심 기조와는 동떨어진 듯 하지만 방승찬 소장 생각은 전혀 다르다.
그는 “우리나라를 국가지능화 하는데 꼭 필요한 요소”라고 잘라 말한다. “AI 코어 기술을 개발하는 것은 아니지만 통신·미디어 분야 연구개발(R&D)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코어 기술 역시 제 힘을 발휘하지 못합니다. 통신은 ETRI가 올해 수립한 역할과 책임(R&R) 상위역할 가운데 '초연결' 영역, 미디어는 '초실감' 영역에 해당하는 핵심 부분입니다.”
방 소장은 “연결은 정보통신의 핵심이고, 실감은 우리 오감과 직접 맞닿는 기술”이라며 “국가지능화 실현에 중요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통신이야말로 국가지능화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이라고 평가했다. 2016년 이세돌 9단을 이겨 파란을 일으킨 '알파고'가 주요 사례다. 그는 “통신망이 기반이 됐기 때문에 알파고가 수없이 많은 연산을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었다”면서 “또 스마트폰 음성인식과 같이 빠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는 AI 서비스가 계속 발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 소장은 ETRI에서 26년 동안 이동통신 분야에 힘써온 초연결 연구 분야 전문가다. 2세대(G) CDMA 기술부터 4G 롱텀에볼루션(LTE), 현재 5G까지 참여하는 등 이 분야 경험과 관록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앞으로는 연구소를 이끌어 더 발전된 5G+, 6G, 통신 지능화 등 통신 전반에 주력할 계획이다. 그는 특히 '초저지연' 기술 발전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5G 서비스로 이동통신 분야 초저지연에 어느 정도 다가섰지만, 유선에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판단이다.
이동통신 기지국이 담당하기 버거운 섬이나 산악 지형에 위성 신호를 활용, 성능을 더하는 연구도 염두에 두고 있다. 이런 '입체통신'으로 지상·위성 신호를 아우르면 초연결에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다는 생각이다.
초실감 영역에서는 기존 미디어 압축·복구, 컴퓨터 그래픽(CG),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연구를 계승·발전시킬 계획이다. 이를 위한 신규 과제 도출도 서두를 예정이다. 물론 주력은 초연결·초실감 영역에 AI를 더해 성능을 강화하는 것이다.
방 소장은 “통신은 기반 물리계층에서 시작해 통신 프로토콜, 끝단의 애플리케이션까지 있는데, 아직 기반에 가까울수록 AI 기술 적용이 상대적으로 적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찾을 것”이라며 “미디어 분야는 이미 AI 기술 활용이 보편화 돼 있어 이전보다 성능을 높이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방 소장은 앞으로 해야 할 연구 주제를 더 많이 찾아 해가 거듭될수록 다양한 주제를 모아 집대성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전에 없던 원천기술을 연구하겠다는 목표다.
방 소장은 “통신과 미디어는 ETRI가 그동안 많은 역할을 해 온 부분이고, 시장이나 국가 기술발전 기여도 크다”며 “이번 기회에 전에 없던 원천기술 연구를 강화해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에 모두 기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국내 토양을 탄탄하게 다지고 싶다”고 피력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