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기술 넘어 해외 M&A로 소부장 기업 세계로...자본시장, 소부장펀드 투입 기대에 유망 SI 확보 전력

소재·부품·장비 분야 경쟁력 확보를 위한 수단으로 인수합병(M&A)이 주목받고 있다. 자체 기술을 개발하는 동시에 해외 유망 기업을 사들여 세계 시장으로 공급처를 다변화하기 위해서다. 정부와 지원기관도 M&A 기반 마련을 위한 금융 지원에 나서기 시작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17일 경기도 안성시에 위치한 반도체 장비 기업 아이원스를 방문해 현장 의견을 듣고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17일 경기도 안성시에 위치한 반도체 장비 기업 아이원스를 방문해 현장 의견을 듣고 있다.

KOTRA와 금융투자협회는 25일 서울 여의도 금투센터에서 '2019 소재·부품·장비 해외 M&A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번 설명회는 국내 중소·중견기업과 금융권 등에 미국과 유럽 등 선진 시장 내 소재·부품·장비 등 유망 기업을 소개하고 해외 M&A를 지원하기 위해 열렸다.

특히 이번 설명회는 여타 설명회와 달리 소재·부품·장비 분야에 집중했다. 소재·부품·장비 분야에만 특정한 설명회는 이번이 처음이다.

사모펀드(PE) 포트폴리오 가운데 미국, 독일, 벨기에, 스페인, 폴란드, 프랑스, 오스트리아 등 선진국 소재·부품·장비 분야 기업 34개사와 독일 등에서 최근 법정관리에 들어간 기업이 이날 소개된 주요 매물이다. CNC·밀링·와인딩 등 공작기계 분야와 다이캐스팅, 너트·볼트 등 차량 부품, 표면 처리와 강판 등 산업용 장비·부품 기술 등을 보유한 독일 기업이 다수 소개됐다.

이달 초 출범한 '해외 M&A·투자 공동지원 협의체'도 본격 활동을 개시했다. 협의체 대표 기관인 대한상공회의소와 산업은행은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기업과 금융권 대상으로 해외 기업 인수 및 시설투자에 필요한 사항을 알리는 데 집중했다.

자본 시장에서도 정부의 이 같은 지원 방침에 소재·부품·장비 분야 투자에 대한 관심이 점차 커지고 있는 단계를 보이고 있다.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에 펀드 출연금 2000억원을 반영하면서 대규모 자금 투입 준비를 마쳤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단일 업종 대상으로 2000억원 규모의 투자 예산이 편성되는 것은 투자 시장에서도 이례”라면서 “내년부터 산업은행, 성장금융 등의 출자 사업에 대비해 미리 유관 분야 중소·중견기업을 전략 투자자(SI)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KOTRA 관계자는 “2~3년 전부터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로 진출을 원하는 중소·중견기업의 해외 M&A 수요가 증가했다”면서 “최근 일본의 대 한국 수출 규제 등으로 소재·부품·장비 기업에 대한 수요가 커진 만큼 이번 설명회에는 당초 기대한 것보다 참여자가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설명회에서 금융권과 투자 기업의 수요를 확인한 만큼 앞으로 긴밀한 소통을 통해 소재·부품·장비 분야에서도 다양한 M&A 성공 사례를 도출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