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세계 시장에 독점 공급하는 세라믹비드를 국내 중소기업이 국산화 했다. 최근 국내 대기업과 성능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어 조만간 상용화가 가능할 전망이다.
세라믹소재 전문기업 쎄노텍(대표 허명구)은 최근 산업용 50㎛급 세라믹비드인 소형 지르코니아비드를 개발, 국내 대기업 A사에 납품하기 위한 성능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세라믹비드는 원료물질을 나노 단위로 분쇄하거나 분산시킬 때 사용하는 소재다. 금, 백금, 은 등 광물뿐만 아니라 제지용 탄산칼슘이나 페인트와 잉크 분쇄에도 사용한다. 소형 지르코니아비드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이차전지 원료소재를 나노 분쇄·분산하고, 나노잉크를 제조하는 용도로 주로 사용한다. 0.05㎜부터 10㎜이하 구형 형태로 제조한다.
나노 분말 제조나 나노 분말 처리 공정에서 분쇄·분산 메커니즘은 비드 운동에너지와 비드사이에 발생하는 슬러리 전단응력에 의해 이뤄진다. 비드 크기가 작을수록 나노화 분말 제조에 효과적이다.
제품 소형화와 집적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 기존 100㎛급 비드가 수십 나노급 나노분말 공정에 대응할 수 있도록 초소형 비드로 빠르게 대체되고 있는 추세다.
특히 MLCC와 이차전지 용량 증가와 제품 소형화, 집적화 속도가 빠르게 진행됨에 따라 전지 및 전자소재 나노화를 위한 초소형 세라믹 비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200㎛급 이하 소형비드는 일본에서 전량 수입하고 있다.
쎄노텍은 최근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 정봉용 세라믹PD가 기획한 '나노분말 제조 및 공정용 50㎛급 세라믹비드개발' 과제를 재료연구소, 한국화학연구원, 경남대와 공동연구를 통해 0.05㎜크기 이하 이트륨안정화지르코니아 재질 소형 비드를 개발했다. 핵심 제조기술도 확보함으로써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품질면에서 일본 선도기업과 동등한 수준에 올랐다는 평가다.
쎄노텍은 최근 국산화한 세라믹비드를 국내외 이차전지와 MLCC, 반도체 연마공정에 쓰이는 CMP슬러리 등 제조업에 공급하기 위해 접촉을 벌이고 있다. 현재 국내 모 대기업과 생산공정에 적용하기 위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주성 쎄노텍 연구소장은 “MLCC, 이차전지 등 전기·전자부품 분야 원료 분쇄·분산용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어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일본이 독점해온 핵심소재를 국산화해 수입 대체효과와 국내 기업 소재공급 안정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쎄노텍은 세라믹비드 시장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 300억원을 투자해 신규공장을 준공했다.
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