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섬유기계융합연구원(KOTMI)은 정용일 바이오융합팀 박사연구팀이 친환경 청색기술을 이용해 나노셀룰로오스(CNF) 기반 전기자동차용 고강도 경량 범퍼를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한 전기차용 범퍼는 세계 최초로 벼 유기성 폐기물인 왕겨를 원료로 사용했고, 실제 자동차에 장착이 예정돼 있다는 점에서 청색기술 기반 친환경 자동차부품 상용화를 크게 앞당기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정 박사연구팀은 자동차용 범퍼 원료로 벼 부산물 일종인 왕겨에 함유된 셀룰로오스에 주목했다. 왕겨는 국내에서만 110만톤이 발생하지만 대부분 버려지는 폐기물이다. 셀룰로오스는 왕겨 구성성분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셀룰로오스를 나노크기인 10억분의 1로 잘게 쪼개면 나노셀룰로오스가 추출된다.
나노셀룰로오스 추출 기술은 일본이 앞서있다. 분자 간 결합력이 탁월하고 밀도는 섬유 유리 절반가량이다. 인장탄성계수는 강철이나 케블라와 비슷하고, 넓은 비표면적 특성을 지닌 바이오 기본 소재다. 이 같은 특성으로 최근 다양한 산업에 응용할 수 있는 친환경 미래섬유소재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연구팀은 경상북도와 경산시가 지원하는 '친환경 섬유 경량 복합재 적용 e모빌리티 글로벌 경쟁력 강화사업'을 통해 나노셀룰로오스를 사용한 고강도 경량 섬유강화복합재를 개발했다. 이 섬유강화복합재로 초소형 다목적 전기차용 범퍼를 제작하는데 성공했다.
나노셀룰로오스 전기자동차용 고강도 경량 범퍼는 기존 플라스틱 기반 범퍼보다 가볍지만 강도는 뛰어나다. 최근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친환경 자동차산업 시장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망도 밝다.
연구팀은 개발 범퍼를 유럽지역 농업용 전기차에 장착할 계획이다. 이미 덴마크, 핀란드 등 북유럽 5개국에 오는 2021년 수출이 예정돼 있다. 내년 9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리는 '오토메카니카'에서 연구팀이 개발한 범퍼를 장착한 전시용 전기차를 선보일 예정이다.
정용일 KOTMI 바이오융합팀장은 “내년 하반기에는 나노셀룰로오스 친환경 섬유강화복합재 기반 루프, 보닛, 대시 패널, 크래시패드 등 다양한 친환경 자동차부품을 개발, 상용화할 계획”이라면서 “이번 성과가 현재 성장 한계에 달한 자동차 소재부품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