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웨어 스타트업이 기업공개에 성공, 화제가 되고 있다. 푸드테크 숙박 등 플랫폼 기반 창업기업이 주도해 오는 생태계에 또 다른 이정표가 됐다. 화제의 주인공은 광학 부품소재 전문기업 아이엘사이언스다. 이 회사는 코스닥시장 문턱을 낮추기 위해 도입한 특례상장 제도를 이용하지 않고 기존 벤처기업처럼 일반상장 유형으로 도전했다. 회사는 지난해 매출 180억원을 넘겼다.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 13억원을 기록했다.
이 회사 송성근 대표는 “세계 최초 부품이어서 생산 기기, 장비까지 자체 제작해야 했다”면서 “상장을 계기로 인재 유치, 양산 체제 구축, 해외 진출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엘사이언스는 부품소재 핵심 기술로 승부수를 띄웠다. 6년여간 연구·개발(R&D) 끝에 실리콘 렌즈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LED 조명에 최적화된 부품 소재다.
조명용 렌즈 소재는 현재 플라스틱, 아크릴, 유리뿐이다. 플라스틱과 아크릴은 열에 약하다. 빛 투과 시 12~17% 상당 광 손실이 발생한다. 광 효율은 유리가 앞선다. 다만 제작 과정이 까다롭다. 세 가지 소재 모두 금형 공정을 거쳐야 한다. 금형에만 1억원 안팎 비용이 든다. 조명, 가로등, 텔레비전처럼 소재 사용처가 바뀔 때마다 금형을 별도로 제작해야 한다.
아이엘사이언스는 이 같은 단점을 실리콘으로 해결했다. 금형 작업을 생략해 비용 부담을 낮췄다. 광 효율은 99%에 달한다. 열에도 강하다.
판매처는 무궁무진하다. 조명이 들어가는 모든 품목에 적용 가능하다. 최근에는 광학으로 치료하는 의료기에도 도입됐다. LED 마스크, 전기자동차 등으로 판로를 넓히고 있다. 해외시장에도 진출한다. 최근 매입한 5300평 규모 평택 공장을 글로벌 전진 기지로 활용한다.
기술 고도화도 추진 중이다. 한국과 이스라엘 정부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만든 연구개발재단 국책과제를 맡았다. 점성이 강한 실리콘을 빠르게 고체화, 렌즈로 만드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렌즈 양산 속도가 4~5배 이상 빨라질 것으로 기대한다.
한편 아이엘사이언스(대표 송성근)는 일반기업 전형으로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상장 예정일은 오는 12월 27일이다. 스팩(SPAC) 상장 방식을 택했다.
코스닥시장에 입성하면 HW 스타트업 새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국내 창업시장은 소프트웨어(SW), O2O, ICT 영역에 집중돼 있다. 2017년 기준 스타트업 총 투자금액 중 하드웨어 스타트업 비율도 8%에 불과하다. 코리아스타트업 회원사 1100여곳 중에서도 HW 스타트업은 30여곳에 그친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