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노사 교섭 올스톱…노조 "사장 퇴진하라" vs 회사 "추가 안 없다"

한국지엠 노사의 올해 임금협상 교섭이 답보 상태에 빠졌다. 노조는 파업 지속과 카허 카젬 사장 퇴진, 수입차 불매운동을 앞세워 진전된 안을 내놓으라며 회사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회사는 실적 악화로 더는 노조에 제시할 추가 안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임금협상을 둘러싼 양보 없는 노사 갈등이 계속되면서 파업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지엠 부평공장.
한국지엠 부평공장.

3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 노조는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후속 투쟁 지침을 논의 중이다. 앞서 노조는 올해 협상 과정에서 전면·부분 파업을 반복했다. 사측과 갈등이 깊어지면서 교섭은 10일째 전면 중단됐다. 향후 교섭 일정도 잡지 못하고 있다.

한국지엠 노사가 마주 앉은 것은 지난 19일 오후가 마지막이다. 사측과 한 달여 만에 임금협상 단체교섭을 재개했으나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지난 24일 카허 카젬 사장 등 경영진 퇴진 운동 계획을 밝혔다. 트래버스와 콜로라도 등 쉐보레 수입차 불매운동 계획도 내놨다.

노조는 입장문에서 우리의 파업은 불공정과 차별에 대한 저항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회사가 올해 초 모든 팀장급 이상에 1인당 평균 1700만원의 성과급을 지급했다”면서 “조합원에게는 적자를 이유로 성과급을 못 준다고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경영 실패의 책임이 카젬 사장과 경영진에 있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조합원 희생을 요구하기 전 경영진의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면서 “작년 다시 8000억원 이상 적자를 낸 것은 경영진 경영 실패의 결과”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국지엠은 노조가 추가 파업을 강행하더라도 요구안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경영상황이 정상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본급 인상, 성과급 지급, 인천 부평2공장의 지속가능한 발전 전망 계획 제시 등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노조에 교섭 요청을 했으나 추가 협상안 제시를 요구하면서 이에 응하지 않아 답답한 상황이다”면서 “현재로서는 회사에서 내놓을 만한 추가 제시안은 없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지엠 노조는 지난달 20일부터 부분·전면 파업을 지속하고 있다. 한국지엠 노조의 전면파업은 2002년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회사 인수 후 처음 있는 일이다. 한국지엠은 여전히 경영 정상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 들어 8월까지 누적 판매는 28만7540대로 전년 동기 대비 6.2% 감소했다. 내수는 17.2% 떨어졌고 수출은 3.6% 줄었다. 지난 5년간 누적 적자는 4조원에 달한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