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만원 안팎의 초고가 프리미엄 휴대폰이 등장하면서 보험업계가 휴대폰보험료 재산정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휴대폰보험료 수준이 100만원대 단말기를 기준으로 산정한 만큼 최근 나오는 200만원 안팎의 휴대폰을 대상으로 산업 구조적 재편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부 중·소형 보험회사들이 200만원 안팎 초고가 휴대폰 단말기가 등장하면서 현행 보험료 수준을 조정하는 방안이 검토하고 있다.
보험사 고위 관계자는 “현재 손해율과 단말기별 수리비 등을 반영해 휴대폰 보험료 수준을 책정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현재 손해율은 100만원대 단말기 수리비 등을 반영한 것으로 200만원 안팎의 초고가 휴대폰 손해율은 전혀 반영하지 못한 수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초고가 휴대폰의 경우 수리비나 분실에 따른 보험사 부담이 커 50~60% 보험료 인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휴대폰보험은 매월 가입자가 1000~9000원을 내고 휴대폰 파손이나 분실이 발생할 때 자기손실비율을 제외한 일부를 보상받는다. 가입은 통상 휴대폰 구입 한 달 이내다. 통신사가 보험사와 단체보험 형태로 계약을 체결하며, 피보험자인 사용자가 통신사에 보상을 신청하면 통신사가 보험사에 재청구하는 방식이다. SKT는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 한화손보, 흥국화재가, KT는 DB손보와 현대해상, 농협손보가, LGU+는 KB손보가 각각 단체보험으로 가입돼 있다.
휴대폰보험은 보험사에게 있어 도덕적 해이 등으로 손해율이 100%를 크게 웃돌던 시장이었다. 하지만 자기손실비율이 정률제로 변경되고, 제조사별 AS정책에 따라 보험료가 차등 적용되면서 손해율이 80% 수준으로 낮아졌다.
문제는 휴대폰 가격이 천정부지로 솟아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수리비도 상당하다. 최근 출시된 갤럭시 폴드의 경우 단말기 출고가만 240만원이다. 메인 액정을 교체할 경우 내야 할 수리비만 82만5000원이다. 조만간 출시할 아이폰11 프로 역시도 출고가가 200만원, 액정 교체비용만 37만4000원이다.
제조사의 고가 정책으로 수리비 부담을 느낀 휴대폰 구매자 상당수가 휴대폰보험을 고려하고 있다. 이미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휴대폰보험은 필수라는 주장이 지배적이다. SKT가 출시한 'T 올케어 250'의 경우 월 1만600원만 내면 스마트폰 수리비 손해액의 25%만 지불하면 된다. KT의 분실과 파손 모두 보장하는 'f-VVIP'는 월 9000원을 내고 손해액의 20%만 부담하면 된다. LGU+도 월 8900원으로 분실·파손을 보장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보험사 부담도 커졌다. 액정이 파손될 때 휴대폰보험을 이용하면 SKT는 62만원 수준, KT와 LGU+는 보험사가 66만원을 보상한다. 월 1만원대 보험료를 받지만, 분실·파손시 부담이 커진다. 따라서 보험사들은 향후 200만원 안팎의 휴대폰 손실률을 반영한 보험료 재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 대형 보험사 관계자는 “현재 손해율은 최근 나온 200만원대 휴대폰 손실은 전혀 반영되지 않은 지표”라면서 “200만원대 휴대폰의 경우 파손이나 분실에 따른 보험사 부담이 커 당장 6개월~1년 뒤 손해율이 크게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초고가 휴대폰을 대상으로 이런 부분을 고려해 새롭게 손해율을 재산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