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코빗, 한빗코, 비트소닉 등 국내 암호화폐거래소가 연합해 크립토(암호화폐) 공시체계(다트)를 전면 도입한다.
우선 암호화폐 정보 공시 플랫폼을 상용화해 상장 심사에 활용한다. 중장기로는 일본, 중국 등 아시아를 비롯해 미국과 유럽에도 적용, 공시 표준화를 추진한다. 공시 플랫폼 공급은 크로스앵글이 맡았다.
지난 2일 정보 공시 플랫폼 쟁글을 운영하는 크로스앵글과 빗썸, 코빗 등 암호화폐거래소가 공동 기자간담회를 열고, 암호화폐 공시 체계를 전면 도입한다고 밝혔다. 전자공시 시스템인 '다트'를 암호화폐 분야에도 전면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암호화폐거래소는 공시 체계가 도입되면 상장 심사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어 불량코인을 솎아내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투자자 보호 대안으로 적극 활용하겠다는 취지다.
크로스앵글은 이 날 쟁글 서비스를 공개했다. 또 정기·상시 공시, 공지 등으로 이뤄진 공시 정보 유형도 발표했다. 쟁글에 공개된 프로젝트는 353개로 이 중 직접 정보를 입력한 곳은 118개에 달한다. 코인마켓 캡 기준 시총 상위권에 드는 아이오타 메이커, 펀디엑스, 테조스, 웨이브스, 넴 등도 쟁글 플랫폼에 프로젝트 공시를 등록했다.
정기 공시는 △기업 기본 정보, 경영진, 조직도 정보 등 기업 현황 △사업 정보, 경쟁사 등 사업 내용 △투자현황, 재무제표 등 재무 정보 △토큰 발행 기록, 상장거래소 등 온체인 정보로 이뤄진다. 상시 공시는 △신규 상장 및 상장 폐지, 주요 경영진 변경, 루머·사실관계 확인 △주요 토큰 보유자분 변동 등 토큰 지배구조 △자사 토큰 매입, 토큰 소각 유무를 담는다.
이 밖에 공지는 프로젝트 인터뷰나 뉴스 등 마케팅·PR 관련 내용도 포함한다.
쟁글 공시는 전통 금융권 공시처럼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직접 내용을 기입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코인 공시 체계는 글로벌로 확장 중이다. 쟁글 서비스를 도입하기로 한 글로벌 거래소는 비트포인트, GMO, 비트뱅크, DMM비트코인, 디커렛, 코인체크 등 10곳에 달한다.
국내 거래소도 공시체계를 속속 도입한다. 공시 정보를 활용해 상장 심사 투명성 제고에 활용한다.
빗썸은 별도 상장팀을 꾸리고, 상장 적격성 심사를 대폭 강화했다고 밝혔다.
김영진 비티씨코리아닷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거래소 상장 전후 과정에서 투자자 보호를 위해 쟁글 같은 독립적인 공시 플랫폼 도입이 필요하다”면서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 투자자 보호를 위해 공시 정보를 적극 활용하고, 투자 등급에 따른 마켓 세분화 방안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빗도 상장 심사 초기 단계에 공시 체계를 도입, 정보를 적극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쟁글과 협력해 공시 정보를 분석, 공유하고 이를 상장 유지 심사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간담회에 참여한 거래소들은 자율적 공시제도가 건전한 암호화폐 시장 조성을 위한 첫 단추라고 강조했다. 공시 체계 활성화 이후 시스템 고도화가 진행돼야 신뢰성 높은 시장 조성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김진우 크로스앵글 공동대표는 “암호화폐 투자자에게 흩어져 있는 프로젝트 정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신뢰성 높은 공시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면서 “암호화폐에 관심 있는 누구나 무료로 활용하고, 업계 투명성 제고를 통해 제도권으로 나아가는 발판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