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가 국내 의료기관과 공동 개발한 인공지능(AI) 의료플랫폼 'AI닥터'로 말레이시아 의료시장에 진출한다.
경희대 컴퓨터공학과 지능형 의료플랫폼 연구센터는 이르면 내년 말 말레이시아 말라야 의과대학병원에 AI닥터 플랫폼과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9일 밝혔다.
AI닥터는 의사가 질병별 진단, 치료, 사후 관리 등 전반적인 의료 행위 시 결정을 도와준다. 경희대 지능형 의료플랫폼 연구센터는 분당서울대병원, 강동경희대병원, 경희의료원, 서울성모병원, 여의도성모병원 등 의료진과 함께 AI닥터를 개발했다.
이승룡 센터장은 “최근 말라야 의과대학이 내년 말부터 AI닥터를 현지 의과대학 병원에서 상용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말라야 의과대학은 허리 통증과 풍토병 분야를 AI닥터로 진단할 계획이다. 경희대와 말라야 의과대학은 내년 하반기에 AI닥터에 대한 지식재산권(IP)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양측은 지난해부터 AI닥터 플랫폼과 서비스 협력을 논의했다. 경희대는 말라야 의과대학 교수진, 컴퓨터공학자로 구성된 연구팀과 함께 올해 5월부터 '허리 통증' 분야 AI닥터를 개발 중이다.
현재 경희대 AI닥터로 심부전 진단, 갑상선 치료, 뇌전증 치료, 당뇨투석환자 관리, 녹내장 진단 및 치료, 당뇨 관리가 가능하다. 여기에 허리 통증 분야를 추가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경희대는 AI닥터 사용법을 전하기 위해 최근 말라야 대학 연구진을 한국으로 초청해 'AI닥터 섬머스쿨'을 개최했다. 이달 초에는 경희대 연구팀이 말레이시아를 방문해 현장 지도도 수행했다.
경희대 연구센터는 말레이시아 AI닥터 보급이 국내 의료 AI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센터장은 “국내 대학이 개발한 AI 서비스가 해외로 보급되는 것은 연구진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향후 해외 데이터까지 축적하면 AI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서 개발된 지능형 의료서비스 및 소프트웨어(SW)의 해외 시장 진출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희대 AI닥터는 높은 정확도를 기록한다. 이 센터장과 최동주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연구팀이 심부전 환자 598명을 대상으로 AI닥터와 의사의 정확도를 비교한 결과 AI닥터가 97.9%, 인간 의사가 76.3% 정확도를 보였다. AI닥터는 의사가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지식공학, 증거지원, 의료데이터 분석 등 다양한 엔지니어링 도구를 제공한다. 의사 자신만의 고유한 진단법도 AI닥터에 추가할 수 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