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속 성장하던 중국 전기자동차 시장이 보조금 축소 영향으로 주춤하고 있다. 향후 전기차 시장 중심축이 중국에서 유럽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9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전기차 판매량은 올해 7월과 8월 2개월째 감소 추세다. 8월 중국 전기차 판매량은 9만3000대 수준으로 전년 동기 12만4000대에 비해 34%나 줄었다. 전월 9만7000대에 비해서도 감소했다.
제조사별로는 중국 최대 전기차 생산업체인 BYD가 6월 2만1000대, 7월 1만3000대, 8월 7000대로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중국 전기차 판매량 감소는 대폭 축소된 새 보조금 정책이 적용된 7월과 시기적으로 일치한다. 중국은 2020년 이후 전기차 보조금 완전 폐지를 앞두고 단계적으로 보조금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
김병주 SNE리서치 상무는 “전기차 수요 감소세는 배터리 업계에도 영향을 끼쳐 생산량 축소, 소재 재고 관리가 진행되며 전후방 산업에 압박이 되고 있다”면서 “배터리 소재 기업도 생산량 축소, 대금 회수 지연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중국 배터리 업계 구조조정은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현지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기술력과 자금력을 가진 대형 업체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 중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1, 2위 업체인 CATL과 BYD가 차지하는 비중은 70%를 넘어섰다.
그동안 중국이 보조금 정책에서 한국 배터리 업체를 배제해 온 만큼 국내 업계에는 직접적 영향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중국 배터리 업체와 거래하는 소재·장비 업체의 경우 일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간접적으로는 중국이 이끌어 온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더뎌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향후 전기차 시장 중심축이 중국에서 유럽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에게도 유럽 전기차 제조사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