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물류시장은 정보통신기술(ICT)과 결합해 혁신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퍼스트, 미들, 라스트라는 배송 영역은 물론 물류와 유통, 제조, 서비스 등 산업 간 경계가 허물어져 현지 생산에서 소비자로 원스텝 물류가 이뤄지는 시대입니다. 부산은 여전히 거대 시설 중심의 물류만을 부산 대표 물류라 여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시점입니다.”
지난 8월 부산에 물류지식플랫폼 전문기업을 설립해 지역 산학연관에 디지털물류를 전파하고 있는 김철민 비욘드엑스 대표의 시각이다.
김 대표는 부산 물류혁신은 '물류를 바라보는 인식 전환'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본다. 그는 “부산은 항만, 하역, 배후부지 등 대형 물류 인프라가 집약된 곳으로 물류업에 대한 이해와 의식, 인적 수준이 높다. 문제는 전통 물류 생태계를 파괴하는 혁신 기업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라면서 “여전히 물류를 제조·유통의 후행 구조로 여기는 퇴행적 인식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비욘드엑스 설립 후 추진한 첫 사업은 지난달 24일 열린 '스마트물류 콘퍼런스 2019' 기획이다. 부산시와 과기정통부, 산업부가 주최하고 부산정보산업진흥원과 부산연구개발특구가 주관한 이 콘퍼런스는 부산 물류업계와 산업계 전반에 '디지털물류 시대에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라는 숙제를 안겨줬다. 그는 “정원 200명 행사장에 250여명 이상이 찾아 가득 메웠다. 주제에 걸맞은 연사 라인업과 충실한 강연으로 보답했다. 스마트물류를 주제로 한 대형 콘퍼런스가 부산에서도 흥행 가능하다는 걸 증명해 기쁘다”고 말했다.
최근 '스마트물류 비즈쿨' 총괄PM을 맡아 활동을 시작했다.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예비창업가를 대상으로 물류 비즈니스 모델 고도화와 디지털 전환을 돕는 프로그램이다.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위메프, BGF리테일, 홈플러스 등 물류·유통 분야 전현직 전문가를 분야별 PM으로 영입, 현장감 넘치는 교육과 정보·인적 교류를 진행한다. 형식적 멘토링이 아닌 실질적 사업모델 수립, 대기업과 업무 제휴, 대형 투자 유치 등 성과로 승부한다는 의지다.
운송신문사 기자에서 한진 경영기획실 차장, 세계일보 기자를 거쳐 최근까지 CLO 편집장으로 활동한 그는 언론 출신 물류기획통이다. 로지스타서밋과 로지스타포캐스트 총괄PM을 맡았고 우정사업본부 우편물류전문자문위, 국토교통부 물류전문자문위, 해수부 물류스타트업 분과위에서 활동했다.
그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가 10억달러를 투자한 '플렉스포트'를 예로 들며 부산 물류IT 스타트업 육성을 물류혁신 방안으로 제시했다. 플렉스포트는 선박, 항공기, 트럭 한 대 없이 물류 중개 플랫폼 운영만으로 설립 6년 만인 지난해 매출 4억2000만달러를 올렸다.
김 대표는 “물류를 바라보는 인식전환을 시작으로 IT개발자, 금융, 컨설팅 등 다양한 분야 인재들이 물류에 뛰어들어 물류IT 스타트업을 만들고 혁신을 주도할 때 부산 물류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게 될 것”이라면서 “비욘드엑스가 그 토대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