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 '송출수수료 협상' 최후통첩...S급 채널 '20% 인상안' 관철하나

IPTV 업계가 20번 이내 인기번호에 포진한 주요 홈쇼핑 사업자에게 잇달아 송출수수료 협상 종료를 예고하며 공세에 나섰다. 그동안 홈쇼핑 업계를 주도한 대기업 계열 빅3가 T커머스 등 후발주자에 밀려 S급 채널 번호를 넘겨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최근 자사 IPTV 채널 10번 이내 S급(지상파 사이 번호) 채널에 편성된 한 홈쇼핑을 상대로 '송출수수료 협상 종료 예고에 관한 공문을 발송했다. 올해 분 송출수수료 협상에서 마찰을 빚고 있는 것을 감안, 더 이상 대화를 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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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는 올해 분 송출수수료 협상에서 S급 채널 홈쇼핑에 작년 대비 20% 가량 금액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IPTV 업계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유료방송 가입자를 보유한데다 업계에서 가장 높은 홈쇼핑 판매 효율을 기록하는 만큼 이에 합당한 대가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홈쇼핑 업계는 이 같은 IPTV 업계 주장에 일부 동의하면서도 급격한 요율 상승은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토로한다. 최근 수년간 지속된 영업이익 하락세와 수십억원에 달하는 인상 금액을 감안하면 경영상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작년 IPTV 업계의 S급 채널 송출수수료는 300억~400억원대로 추산된다. 올해 전년 대비 20% 인상을 수용하면 최소 60억원 이상을 더 지불하게 된다.

LG유플러스는 기존 편성된 홈쇼핑과 이해관계 차를 좁힐 수 없다면 다른 홈쇼핑 사업자로 협상 후보 범위를 넓히겠다는 의중이다. 실제 이 달 초 A급 채널인 12번 채널에 편성된 홈쇼핑 사업자와 마찰을 빚자 협상을 끝내고 T커머스 사업자와 새로운 편성 계약을 체결했다. LG유플러스는 이번에도 12번 사례처럼 협상을 중단하고 S급 채널에서 새로운 '세입자' 모집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홈쇼핑 업계는 IPTV 플랫폼에서 연쇄 번호 이동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협상 파행으로 기존 번호를 경쟁사에게 내준다면 실적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새로운 번호를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S급 채널까지 '번호이동' 쓰나미에 휘말릴 가능성도 높아졌다.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 송출수수료 협상 주도권이 IPTV 쪽으로 완전히 기울었다”면서 “기존 번호를 사수하려는 사업자와 생존책을 찾기 위한 홈쇼핑 간 머니게임이 송출수수료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