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MS 대이동…오라클 위주서 오픈소스·클라우드로 확대

SAP가 촉발한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시장의 균열이 오픈소스·클라우드 사용으로 가속되고 있다.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등 국내 대기업이 기존 오라클 중심에서 티맥스데이터나 아마존웹서비스(AWS) 상용 DBMS 또는 오픈소스로 일부 시스템을 이전하는 등 다양화를 꾀하고 있다.

24일 소프트웨어(SW)업계에 따르면 국내 엔터프라이즈 대기업들의 DBMS 채택이 다변화되고 있다. 국내 기업 2개 가운데 1개사가 택해 온 관계형 DBMS의 최강자 오라클 DB가 아니라 국산 DBMS를 비롯해 클라우드, 오픈소스 등 다양한 DBMS 채택이 늘고 있다.

포문은 SAP가 열었다. SAP는 오는 2025년 기존의 전사자원관리(ERP) 유지보수 서비스를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국내 대기업 상당수는 오라클 DB에서 SAP ERP를 가동했다. SAP 정책 변경으로 차세대 ERP를 도입해야 하는 대기업은 ERP와 DB를 새로 택해야 한다. SAP의 차세대 ERP솔루션은 인메모리 DBMS 기반 'SAP S/4HANA'다. SAP가 ERP와 DB를 결합해 서비스한다. SK하이닉스는 SAP S/4HANA로의 전환을 완료했다.

5월 미국 올랜도에서 열린 SAP 사파이어나우 2019 행사 전시장 모습. 박종진기자 truth@
5월 미국 올랜도에서 열린 SAP 사파이어나우 2019 행사 전시장 모습. 박종진기자 truth@

SAP가 주도한 기업 DBMS 다각화는 국내 DBMS 기업과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 오픈소스 DBMS 기업 등의 가세로 확대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국산 DBMS 티맥스데이터 '티베로'가 최근 국내외에서 오라클 DB 윈백(자사 제품으로 교체)에 속속 성공하며 시장에서 지위를 강화하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의 주요 시스템과 일본, 브라질 등 해외에서 오라클 DB 윈백 사례가 대표 사례에 속한다.

클라우드 DBMS 도입도 활발하다. 오로라 DB, 다이나모 DB, 레드시프트 등 다양한 라인업을 보유한 AWS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해 현대백화점, 삼성중공업, SK플래닛, 넥슨, 게임빌, 현대캐피탈, 아모레퍼시픽, 코웨이, 웅진씽크빅, 이스타항공, 제주항공 등 다수의 엔터프라이즈 레퍼런스를 확보했다.

클라우드 전면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기업도 오라클 DB에서 탈피한다. 전사 시스템을 AWS 클라우드로 전면 전환하겠다고 발표한 대한항공, 두산그룹을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MS)와 전사 시스템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매일유업 등이 중장기로 오라클 DB를 사용하지 않을 공산이 크다.

오픈소스 진영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국산 오픈소스 DBMS 기업 큐브리드를 비롯해 마리아DB, 몽고DB 등 외국계 기업도 국내 공공부문과 엔터프라이즈 기업 등에 DBMS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마리아DB와 몽고DB는 오라클 DB를 대체하겠다고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

김종훈 한국IBM 전무는 “클라우드 도입 초기 비용 절감이 기업의 주된 관심이었다면 이제는 비즈니스 혁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서 “특정 기업의 SW에 종속되기보다 오픈 생태계 속에서 기업 특성과 워크로드 방향성에 맞는 솔루션을 채택하는 행태가 일반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