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11 시리즈가 인기를 끌면서 이동통신 3사 간 롱텀에벌루션(LTE) 가입자 빼가기 경쟁이 재점화했다. KT는 온라인 채널에, SK텔레콤은 집단상가 등 유통망에 정책을 펼치며 상호 대응에 나서는 모습이다. 공짜폰 수준 불법 지원금이 살포되던 5세대(5G) 이동통신 단말 시장은 LTE 아이폰 앞에서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아이폰11 시리즈 국내 출시 첫 주말, 강변·신도림 등 주요 휴대폰 집단상가와 온라인 내방 업체 등을 중심으로 '번호이동' 조건 불법 지원금이 다시 등장했다.
현장에서 아이폰11 시리즈에 제시된 비공식 지원금은 20만~30만원 정도다. 평소 지원금이 없다시피 한 아이폰 치고는 높은 수준이라는 평가다. 신생 집단상가로 인지도가 낮은 가든파이브는 무선이어폰 에어팟 등을 자체 이벤트 사은품으로 내걸었다. 일부 온라인 폐쇄 밴드 등에는 40만원선 불법 지원금까지 오르내린 것으로 파악된다.
토요일 집단상가에는 애플 마니아 발길이 꾸준히 이어졌다. 아이폰11 프로 미드나이트 그린, 아이폰11 퍼플 등 일부 인기 모델·색상은 품귀현상을 빚기도 했다. 한 번에 세 모델이 출시된 데다 용량과 색상까지 다양하게 나오면서 사전 수요 예측이 쉽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신도림 휴대폰 집단상가 관계자는 “사전예약 초반에는 이통사 프로모션이 거의 실리지 않아 아이폰11 영업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출시일 임박해 흥행 기류가 감지되자 조금씩 지원이 풀렸다”면서 “반면 5G 쪽은 다음달까지 냉각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이통사 별로 주력하는 채널과 정책 규모 등은 온도차가 나타났다.
KT의 경우 집단상가 등은 상당 부분 축소하고 별도 온라인 채널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아이폰11 시리즈 출시 기록된 KT 번호이동 순증 160명 기록에도 온라인 내방이 상당 부분 기여한 것으로 추정된다.
아이폰 가입자 수에서도 선두인 SK텔레콤은 경쟁사 정책 수준에 맞춰 수위조절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LG유플러스는 다소 보수적으로 시장에 대응하는 분위기다.
이통사 관계자는 “이통 3사 아이폰 가입자는 500만명 정도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순”이라며 “아이폰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고정 수요층인 만큼 실적 확보를 위해 MNP(번호이동) 경쟁 양상이 한동안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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