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카카오, 3000억원 규모 지분 맞교환···“경쟁에서 협력으로”

유영상 SK텔레콤 사업부장(왼쪽)과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오른쪽)가 3000억 규모의 주식을 교환하고, 미래 ICT 분야에서 사업 협력을 추진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업부장(왼쪽)과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오른쪽)가 3000억 규모의 주식을 교환하고, 미래 ICT 분야에서 사업 협력을 추진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SK텔레콤과 카카오가 3000억원 규모의 지분을 맞교환한다. SK텔레콤은 카카오 지분 2.5%, 카카오는 SK텔레콤 지분 1.6%를 교차 보유한다.

양사는 '개방과 협력'을 기반으로 통신 등 4대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하고 미래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선도를 목표로 제시했다.

이동통신과 메신저 플랫폼 국내 1위인 SK텔레콤과 카카오 간 결합이라는 점뿐만 아니라 통신사·콘텐츠제공사업자(CP) 간 협력이라는 점에서 시장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지분 맞교환으로 파트너십 강화

SK텔레콤은 30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카카오에 매각하고, 카카오는 신주를 발행해 SK텔레콤에 배정하는 방식으로 지분을 맞교환한다.

양사는 동시에 통신, 커머스, 디지털 콘텐츠, 미래 ICT 등 4대 분야에서 협력한다.

모빌리티·콘텐츠 분야에서 경쟁하던 양사는 5세대(5G) 이통 시대 도래를 계기로 ICT 산업 간 경계가 붕괴되고 이종 사업 간 결합이 중요한 화두로 등장하자 협력을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분 맞교환이 수반된 만큼 전방위 협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업·서비스뿐만 아니라 연구개발(R&D) 협력까지 망라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지대하다.

SK텔레콤과 카카오는 지속 협력 구조를 이루기 위해 '시너지 협의체'를 신설, 사업 협력을 구체화해 나갈 방침이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업부장과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가 '시너지 협의체' 대표 역할을 수행한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업부장(왼쪽)과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오른쪽)가 3000억 규모의 주식을 교환하고, 미래 ICT 분야에서 사업 협력을 추진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업부장(왼쪽)과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오른쪽)가 3000억 규모의 주식을 교환하고, 미래 ICT 분야에서 사업 협력을 추진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4대 분야 기술·서비스 혁신

통신 분야에서는 5G를 비롯한 SK텔레콤 이통 역량과 카카오톡 서비스 역량을 결합, 고객 경험을 혁신한다.

SK텔레콤 서비스·혜택 등에 카카오 플랫폼 결합으로 서비스 혁신은 물론 고객 편익 극대화가 기대된다. 양사는 5G용 특화 서비스 제공에서도 협력한다.

커머스 분야에서는 새로운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강화한다. 디지털 콘텐츠 분야에서는 SK텔레콤 미디어 플랫폼과 카카오가 보유한 지식재산(IP), 콘텐츠 제작 역량을 결합해 경쟁력을 높인다.

미래 ICT 분야에서는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금융 영역에서 양사 기술·서비스 간 중장기 협력을 추진한다.

◇통신사와 CP 협력, ICT 지형 바뀌나

SK텔레콤과 카카오 협력 배경의 하나는 국가와 사업 간 경계가 와해되는 ICT 환경을 고려,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양사 간 협력이 시너지를 창출해 국내 시장에서 글로벌 ICT 기업과 대등한 경쟁이 가능한 수준으로 이어질지 궁극적으로 국내 ICT 지형을 바꾸는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업부장은 “미래 ICT 핵심이 될 5G, 모바일 플랫폼 분야 대표 기업이 힘을 합쳐 대한민국 ICT 생태계 경쟁력을 강화하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면서 “국내 ICT 산업 전반과 고객 모두에게 도움이 되고 ICT 기술·서비스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기회로 만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국내 ICT 대표 기업인 양사가 글로벌 업체와 견줄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하는 한편 이용자에게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대한민국 ICT 생태계 혁신을 가져올 수 있도록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