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송출수수료 갈등...홈쇼핑 "실적 악화 불가피...재승인도 영향"

홈쇼핑 업계에 송출수수료 급등에 따른 실적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IPTV가 전년 대비 최소 20% 인상을 제시하면서 연초 배정한 예상 대비 수십억원 이상 많은 비용을 지불할 수 있기 때문이다.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와 SK브로드밴드는 현재 주요 홈쇼핑 사업자와 올해 분 송출수수료 협상을 하고 있다.

양사는 S~A급 채널 등급 별로 최소 20% 이상 인상을 목표로 잡았다. 협상이 원활하지 않은 홈쇼핑에 '협상 종료 예고' 공문을 발송하는 등 강경 자세다. 실제 LG유플러스는 이달 10번대에 편성됐던 홈쇼핑과 협상을 종료하고 T커머스 사업자와 새로운 계약을 체결했다.

통상 홈쇼핑 업계는 연 단위로 지불하는 송출수수료를 연초 고정비용으로 확보한다. 전년도에 지불한 송출수수료에 유료방송이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는 인상 요율 분을 더한다. 하지만 올해 당초 예상보다 IPTV가 제시한 송출수수료가 커지면서 추가 자금 부담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한 홈쇼핑 관계자는 “올해 송출수수료 예산으로 작년 대비 10~20% 상승한 비용을 준비했지만 IPTV가 높은 요율을 요구했다”면서 “최소 수십억원 이상을 더 부담하게 되기 때문에 실적 감소를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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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은 송출수수료 협상이 타결되면 유료방송에 양사 합의 금액을 일시 지불한다. IPTV가 연내 현재 주장하는 20% 이상 인상안을 관철시킨다면 그만큼 홈쇼핑 업계 4분기 영업이익이 감소하게 된다. 협상이 내년으로 넘어가면 새해 사업 계획에도 큰 차질을 빚게 된다. 전년 분 송출수수료를 소급해 지불해야 하는데다 당해연도 비용을 추산하기도 어렵다.

일각에서는 매년 급증하는 송출수수료가 홈쇼핑 사업권 재승인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재무적 안정성'과 '수익성'이 홈쇼핑 재승인 심사 조건 중 하나기 때문이다. 갑작스러운 수익 악화가 재승인 심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최근 공정거래 정착을 위해 중소 납품업체 대상 판매 수수료율 인하 등을 중점 심사하는 것을 감안하면 판매 수수료 조정도 어렵다.

홈쇼핑 업계는 정부와 T커머스, 유료방송이 공동으로 준비 중인 새로운 송출수수료 협상 가이드라인에 기대를 걸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2017년 마련한 '홈쇼핑 방송채널 사용계약 가이드라인'에 업계 의견을 추가·보완해 배포할 계획이다. 새로운 가이드라인에는 홈쇼핑과 유료방송 간 정보 공유, 금지행위 등을 명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현재 홈쇼핑, 유료방송 등 이해 관계자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면서 “기존 가이드라인보다 실효성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