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을 기반으로 커머스가 진화하고 있다. 미디어 커머스로 불리는 이 분야를 기반으로 각자 영역의 강자가 나오면서 새로운 스타트업 생태계가 자리 잡고 있다. Z세대라고 불리는 젊은 세대의 특징 가운데 하나라면 바로 동영상에 익숙한 세대라는 점이다. 이 Z세대가 소비 주축으로 자리 잡으면서 모바일상 미디어 커머스의 대중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중국 왕훙들이 유쿠를 기반으로 온라인 커머스 시장에 적지않은 영향력을 발휘하기 시작한 것은 이미 3~4년 전 이야기고, 현재는 주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디어 커머스는 중국의 타오바오 즈보, 모구제 등을 통해 시장 가능성을 검증받은 모델이다. 한국 시장도 이러한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동영상으로 콘텐츠와 상품을 소비하고, 정보를 얻는 젊은 세대가 늘면서 미디어 커머스 시장도 다양하게 세분화되고 있다.
외식 분야에서 미디어 커머스를 선점한 스타트업이 있다. 바로 쿠캣이다. 푸드미디어 커머스 쿠캣마켓을 운영하고 있는 쿠캣은 올해 매출액이 9월 말 기준 1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매출 대비 163% 상승한 수치로, 올해 총 매출액은 약 180억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쿠캣은 매출 성장 원동력은 미디어 기반의 다양한 자체상표(PB) 제품을 꾸준히 큐레이션한 점이다. 글로벌 레시피 동영상 채널 '쿠캣' 등 독자 운영하고 있는 70여개 푸드 콘텐츠 채널을 구독하는 세계 약 3060만 명 데이터를 기반으로 월평균 3~4개의 새로운 PB 제품을 출시했고, 이 가운데 히트 제품이 잇따라 탄생하면서 가파른 매출 상승이 이어졌다.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 시장을 개척하는 스타트업도 있다. 그립은 판매자와 소비자가 실시간 소통할 수 있는 모바일 동영상 커머스로, 서비스 출시 8개월여 만에 사용자 수가 10만명을 돌파했다. 유튜브 등 동영상에 친숙한 Z세대가 주된 소비계층으로 진입하면서 텍스트보다 영상 소비가 4배, 주문형비디오(VoD)보다 라이브를 3배 오래 시청한다는 점과 커머스의 핵심 트랜드가 자연스러운 콘텐츠를 선호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립은 소비자가 생산자와 판매자의 얼굴을 직접 보고, 그들과 채팅을 통해 소통하면서 더 생생한 상품 정보를 얻고, 판매자로부터 다양한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들을 수 있는 소비 환경을 모바일 환경에 구현해 낸 서비스다. 특징은 라이브로 교감하는 인터랙티브함과 TV를 보듯 재미있게 쇼핑을 즐길 수 있는 펀 요소, 실시간 방송을 보면서 즉시 구매가 가능하고 상품이 좋으면 즉시 '좋아요'를 눌러서 표현할 수도 있다. 쇼핑 순간에 친구를 초대할 수도 있으며, 판매자를 팔로할 수도 있는 점도 특징이다. 그리퍼는 그립 내 방송진행자를 지칭하는 이름으로, 간략한 가입 및 승인 절차를 거치면 누구든 그리퍼가 될 수 있다. 가입 승인 후 즉석에서 개인 스마트폰을 통해 쉽게 라이브 커머스 방송이 가능하기 때문에 스튜디오도 필요없고, 장비와 인력이 불필요하며, 장소도 자유롭다.
뷰디 미디어 커머스에 집중하고 있는 스타트업도 있다. 작당 모의의 뷰티 동영상 큐레이션 서비스인 잼페이스는 론칭 이후 3개월 만에 15만 다운로드를 돌파하는 등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잼페이스는 정보기술(IT)을 접목한 다양한 기능을 통해 Z세대가 뷰티 영상을 편리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한다. 잼페이스의 장점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AI를 활용한 얼굴매칭 메이크업 추천 기능이다. 사용자가 자신의 얼굴 사진을 촬영하면 AI가 얼굴 특징을 자동 인식해서 사용자와 가장 닮은 크리에이터를 찾아 얼굴에 맞는 메이크업 동영상을 추천해 준다. 둘째 선택한 뷰티 영상 가운데 자신이 원하는 화장 방법 부분을 손쉽게 찾아갈 수 있는 '타임링크' 기능이 잼페이스의 강점이다. 뷰튜버들은 대부분 풀메이크업 진행 과정을 20∼30분에 걸쳐 보여 주기 때문에 특정 부분 화장법을 찾기 어렵다. 이에 잼페이스는 해당 뷰티 영상에 포함된 화장 방법이 무엇인지 자동으로 파악해서 파운데이션, 셰딩, 블러셔, 하이라이트, 눈, 눈썹, 입술 등의 타임링크 버튼을 동영상 바로 아래에 제시한다. 이를 통해 여러 동영상에서 자신이 원하는 부위의 화장법만 바로 찾아볼 수 있다. 셋째 영상 속 화장품 정보 제공에서 바로 이 부분이 미디어 커머스로 발전될 수 있다. AI 객체 인식 기술을 이용해 뷰튜버가 영상 속에서 사용한 화장품 리스트를 알려준다. 뷰티 영상을 보는 사람들이 가장 불편하게 느끼는 것이 영상에서 사용된 화장품이 무엇인지 알기 어렵다는 점인데 이를 해결한 것으로 미래 미디어 커머스의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해당 영상 아래에 그 영상에서 사용된 화장품 리스트가 제공되며, 이용자는 마음에 드는 영상과 화장품을 '마이파우치'에 담아 보관할 수 있다. 이는 앞으로 커머스화할 예정이다.
전화성 씨엔티테크 대표이사 glory@cntt.co.kr
-
김현민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