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80%, 4차 산업혁명 대응 '전무'

국내 중소기업 10곳 가운데 8곳은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한 준비를 전혀 취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다수 기업은 전문 인력 부족과 투자 대비 불확실성 등을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지 못하는 이유로 꼽았다. 현장인력 부족과 생산설비 노후화 등은 제조현장에서 최우선 개선해야 할 과제로 지목됐다.

자료:중소기업중앙회
자료:중소기업중앙회

중소기업중앙회가 300개 중소제조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중소제조업 4차 산업혁명 대응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기업 79.7%는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한 준비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있는 것으로 4일 조사됐다.

수립된 계획에 따라 준비를 진행 중인 업체는 3.0%, 계획을 마련하고 있는 업체도 7.3%에 불과했다. 2~3년 내 계획을 마련하겠다고 답한 기업은 10% 수준에 그쳤다.

현재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거나 대응하고 있지만 어려운 이유로는 '전문(대응) 인력 부족'이 28.7%로 가장 높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투자 대비 효과 불확실(28.3%), 투자자금 부족(27.7%), 4차 산업혁명 등 교육 부족(19.3%) 등도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4차 산업혁명에 관한 미흡한 중소기업 인식과 마찬가지로 대응 실태도 상당히 더딘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의 4차 산업혁명 대응 수준을 0~4단계로 자체 평가한 결과, 63.7%는 4차 산업혁명 의미와 관련 기술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0단계 수준을 기록했다. 4차 산업혁명 의미와 관련 알고 있는 단계인 1단계에 해당되는 기업도 25%에 불과했다.

비즈니스 모델 구상 시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변화를 고려하고 활용하는 2단계 이상 수준에 접어든 기업은 10%를 간신히 넘겼다. 2단계 기업은 5.7%, 3단계 기업은 5.0%, 4단계 기업은 0.7%로 평균 0.5단계 수준을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응답 기업 가운데 4차 산업혁명 주요 기술을 이미 도입한 기업은 3.7%에 불과했다.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기업은 33%, 나머지 63.3%는 기술 도입 계획이 없었다.

중소기업 대다수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정부 정책 문제점으로 '중소기업을 고려한 정책 부재'(72.0%)로 꼽았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주요 과제로는 중소기업 맞춤형 컨설팅 지원 사업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53.7%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정욱조 중기중앙회 혁신성장본부장은 “정부가 4차 산업혁명 대응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실시하고 있지만 중소기업 현장 인식과 대응 수준은 기대에 못미치고 있다”면서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전문 운용인력과 투자 역향 부족 등 중소기업 애로를 보완할 수 있도록 정책과 사업 등 다양한 사례를 발굴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