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 습관에 따라 보험료 할인' 기준 높아진다

'운전 습관에 따라 보험료 할인' 기준 높아진다

자동차보험에 가입한 뒤 티맵에서 일정한 점수를 받아 보험료를 환급받던 것이 앞으로 어려워진다. 보험업계가 자동차보험 운전습관연계(UBI) 특약 조정에 나섰기 때문이다.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UBI 특약이 보험 계약자에 소위 필수 보험료 할인 수단으로 자리 잡으면서 보험사에 부담이 됐기 때문이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DB손해보험과 KB손해보험이 UBI 특약 할인 기준을 상향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UBI 특약은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해 이용자 운전 습관을 파악·분석한 뒤 보험료를 산정한다. 현재 대부분 보험사가 급가속이나 급제동 등 운전 습관을 점수화해 보험사가 제시한 수준을 넘으면 보험료를 할인해 준다. DB손보, KB손보, 삼성화재가 티맵 플랫폼을 통해 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먼저 DB손보는 기존 UBI 특약 기준을 세분화하면서 혜택을 조정했다. DB손보는 기존에 61점 이상일 경우 UBI 특약 할인으로 10%를 환급했지만, 올해 7월 19일 이후 가입자부터 61~70점까지는 5%, 71~100점 사이 점수를 획득하면 보험료 11%를 환급한다.

KB손보도 UBI 특약 기준을 높였다. 앞서 KB손보의 경우 61점 이상일 경우 10% 보험료를 환급했지만, 4월 14일 이후 가입자부터 65점 이상 점수를 획득해야만 보험료 환급 혜택을 받을 수 있다.

UBI 특약 도입은 나쁜 운전 습관을 가진 운전자에 대해 안전운전을 유도해 보험료를 낮추겠다는 의도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저위험 고비용 우량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적극적이었다. 보험사 자동차보험 손해율도 약 5% 줄어드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최근에는 보험료를 환급받을 수 있는 수단으로 인기가 커지면서 가입자만 1000만명을 크게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일부 온라인에서는 'UBI 특약점수 높이는 법' 등 활용법까지 공유되고 있다.

문제는 환급 수준이 과도하다는 점이다. 업계는 UBI 특약으로 보험료를 환급받는 계약자만 평균 10명 중 6~7명 수준으로 보고 있다. 특히 DB손보와 KB손보의 경우 주행거리에 따라 보험료를 환급하는 마일리지 특약 중복으로 규모가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

UBI 특약 후발주자인 삼성화재는 조정에 나서지 않았다. 삼성화재는 이미 71점 이상으로 기준이 높고, 할인율도 5%다. 게다가 마일리지 특약과도 중복가입이 불가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은 다수 계약자에게 돈을 받아 피해자를 보장하는 구조인데, 환급이 늘어나면 기준을 조정할 수밖에 없다”며 “UBI 특약이 우량고객 확보라는 장점 때문에 포기할 수는 없고, 향후 기준이 더 높아질 수는 있다”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