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어있는 집, 차량은 물론 상품이나 서비스를 소유하지 않고 필요한 만큼 빌려 쓰는 공유경제가 존재감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글로벌 회계컨설팅기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세계 공유경제 시장 규모가 2015년 150억달러에서 2025년 3350억달러로 20배 넘게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넥스트 공유경제 유니콘의 조건…신뢰·차별화·간편
그러나 우리나라는 확산 속도가 더디다. 규제와 전통산업 반발에 막혀 고전하고 있다. 손 놓고 기다릴 수만은 없다. 공유경제 혈을 뚫어줄 세밀한 전략이 요구된다. 공유경제를 둘러싼 정책, 특허 기술, 소비자 요구사항 등을 면밀히 분석,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전문가들은 미디어 커머스라는 거대 흐름에도 주목, 한국형 성공 모델을 만들자고 주문한다.
코리아리포트에 따르면 국내 공유경제 생태계는 스타트업이 주도한다. 규모 면에선 세계 수준에 한참 못 미치지만 꾸준한 성장세를 바탕으로 잠재력을 높이고 있다. 공유경제 기업 100곳에 대한 재무정보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기준 회사별 평균 매출액은 83억원이다. 2015년 38억원, 2016년 48억원, 2017년 59억원에서 매년 늘고 있다.
성장 비결로는 서비스 신뢰성, 거래 편의성, 타깃 중심 차별화가 꼽힌다. 매출 증가율 상위권 기업을 조사한 결과다. 평점·후기 시스템을 통해 거래 신뢰성을 높인 업체 연평균 성장률이 837%를 기록,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용자별 맞춤형 상품·서비스를 추천해주는 회사도 305% 상당 성장률을 보였다. 타겟 중심 차별화된 서비스를 지원하는 기업 성장률은 142%다.
업종별로 보면 교통, 지식, 물건, 공간 순서로 매출이 높았다. 쏘카, 그린카 영향력에 힘입어 교통이 50%가 넘는 점유율을 차지했다. 앞으로는 개인 간 거래(P2P) 및 크라우드 펀딩을 포함한 금융 분야도 유망할 전망이다.
◇미디어커머스 '빅뱅'
전체 산업을 관통하는 어젠다는 미디어 커머스다. 전화성 씨엔티테크 대표는 공유경제 스타트업이 유니콘 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조건으로 미디어 커머스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라고 밝혔다. 전 대표는 “동영상에 익숙한 Z세대가 소비 주축으로 자리 잡으면서 미디어 커머스 영향력이 갈수록 커질 것”이라면서 “영상을 기반으로 지식을 공유하는 서비스 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차세대 유니콘 기업을 배출할 분야에 대해서도 지식 공유 형태 뷰티 커머스, 식자재 유통, 여행 커머스를 선정했다. 외식 업계 미디어 커머스 시장을 선점한 스타트업 쿠캣을 예로 들었다. 쿠캣은 '오늘 뭐 먹지?' '쿠캣' '맛집뉴스' 등 70개에 달하는 음식 채널을 운영한다. 구독자 수가 3000만명에 달한다. 쿠캣 글로벌 채널 구독자만 965만명이다.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특허로 산업 기반 다지기
특허 확보로 산업 기반을 다지는 것도 중요해졌다. 2010년 1월 이후 출원한 세계 공유경제 관련 특허 약 2만9000건이다. '데이터 기반 전산 처리 시스템' '자율 주행 전기 자동차' 분야에 몰려있다.
특허는 서비스 안정성을 보호하는 장치로 여겨진다. 서비스 제공자와 이용자의 부도덕성, 기만을 막을 방법에 대한 특허가 각광받는다. 전 대표는 “제공자 검증·관리, 거짓 평점·후기 필터링 관련 특허가 출원되고 있다”면서 “제공자와 이용자 간 다양한 문제를 어떻게 예방할지가 공유경제 사업 성공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공유경제가 자리 잡기까지 풀어야 할 숙제가 남아있다. 규제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전통산업과 정책·제도와 충돌이 공유경제 발전을 막는 최대 걸림돌이다. 실제 택시업계와 갈등으로 차량 공유 산업은 불법 논쟁에 휩싸였다. 공유 민박법 논의도 숙박업계 반발로 진도가 더디게 나가고 있다.
전 대표는 “규제가 많다 보니 사업 실행에 상당히 어려움이 있다”면서 “기득권 사업자 반발에서 규제가 시작된다”고 지적했다. 대안으로 “허용한 사업만 할 수 있는 현행 포지티브 방식 규제를 네거티브로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표]세계 공유경제 시장 정책 및 제도 비교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