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쇼크 반전 필요한 롯데 유통, 연말 인사 키워드 '고강도 쇄신'

이원준 롯데 유통BU장 부회장
이원준 롯데 유통BU장 부회장

올해 3분기 어닝쇼크 실적을 거둔 롯데쇼핑에 고강도 쇄신 인사가 관측된다. 롯데 유통사업을 총괄하는 이원준 유통BU장(부회장)이 임기만료를 앞둔 만큼 핵심 인력 세대교체에 힘이 실린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내달 중순 정기 임원인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재계에서는 신동빈 롯데 회장이 법적 리스크를 완전히 해소한 만큼, 연말 대규모 인사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특히 극심한 실적 부진을 겪는 롯데 유통부문은 성과주의 원칙에 따라 상당한 변화가 예고된다. 롯데쇼핑은 올해 3분기 당기순손실 233억원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76억원으로 56% 급감했다.

롯데 유통부문은 불안한 업황에도 최근 2년간 소폭 인사를 통해 안정화에 초점을 맞춰왔다. 그러나 e커머스 공세에 하락세가 두드러지면서 중장기 경영전략을 이끌어 갈 적임자를 솎아내는 과감한 인적쇄신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유통BU장인 이원준 부회장은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된다. 작년 임원인사에서 식품 BU장과 화학 BU장을 교체하며 사장급 젊은 리더로 세대교체를 단행했던 것을 고려하면, 올해에는 유통 BU도 같은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차기 유통 BU장 후보군으로는 사장급인 강희태 롯데백화점 대표와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대표가 하마평에 오른다. 이 대표가 입사 1년 선배고 조금 앞서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룹 '재무통'인 이봉철 롯데지주 사장도 유력 후보로 부상했다.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을 수행하는 재무혁신실장으로 근무하면서 그룹 지배구조 개선에 기여한 인물로 실적개선이 시급한 롯데 유통사업을 이끌 적임자라는 평가다.

이 사장은 호텔롯데 새 수장으로도 하마평에 오른다. 지주체제 완성의 최우선 과제로 호텔롯데 상장이 꼽히는 상황에서 이 사장은 롯데정보통신 상장 등을 총괄한 경험이 있다. 올해 4월에는 호텔롯데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됐다. 지난해 연임한 김정환 호텔롯데 대표 자리를 대신해 송용덕 호텔서비스 BU장과 함께 IPO에 매진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작년 인사를 통해 롯데마트를 이끌게 된 문영표 대표의 경우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임기를 이어갈 전망이다. 온라인·해외사업을 양축 삼아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 상황에서 동남아본부장을 지내며 잔뼈가 굵은 문 대표가 적임자로 꼽히기 때문이다. 롯데마트는 국내 부진에도 해외 사업에선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360억원으로 작년 동기대비 45.8% 신장하며 성과를 거뒀다.

롯데 관계자는 “이원준 부회장의 유임 여부는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 인사 시기와 규모도 아직 미정이다”라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