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볶이로 무슨 이렇게까지…” 배민 떡볶이 마스터즈 참가해 보니

"떡볶이로 무슨 이렇게까지…” 배민 떡볶이 마스터즈 참가해 보니

“이게 뭐라고 이렇게까지….” 문제지를 받아 들자 사방에서 탄성이 나왔다. 문제가 너무 황당했던 탓이다. 기상천외함으로는 지난해 '치믈리에 자격시험' 밀리지 않았다는 평가다.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11일 저녁 세종대학교 광개토관에서 '배민 떡볶이 마스터즈' 행사를 열었다. 국내 최고 떡볶이 미식가를 뽑는 대회다. 지난 2년간 진행했던 '치믈리에' 행사 후속편이다. 전년 대비 문제 난이도가 급상승했다. 일정 점수 이상을 획득한 이에게 자격증을 주던 이전 행사와 달리, 단 1명의 '마스터'를 뽑는 행사기 때문이다.

올해 행사 온라인 예선전에는 57만8000명이 도전했다. 대회에 참석한 인원은 2차 예선을 통과하고 티켓팅까지 성공한 250인과 동행인 250인, 총 500명이었다. 경쟁률만 따지면 2312대 1이지만, 예선은 난이도가 무난했고 재시험 기회가 무제한 제공됐다. 친구나 연인, 혹은 부녀끼리 참석한 팀도 있었다. 사회는 개그맨 김신영이, 축하공연은 그룹 '셀럽파이브'가 장식했다.

시험은 듣기·지필·실기로 구성된 60문제를 60분 내 풀어야 했다. 스마트폰 사용은 제한됐지만 옆 사람과 조용히 문제를 논의하는 정도는 허용됐다. 듣기평가 1번 문제 난이도부터 실소가 나왔다. 속사포처럼 지나가는 배민 '떡볶이송'에서 떡볶이가 몇 번이나 나오는지를 물었다. 지필 문제는 떡볶이 역사부터 대중문화 속 떡볶이, 떡볶이 프랜차이즈 산업, 지역 별 주요 맛집에 이르기까지 떡볶이의 모든 지식이 총망라됐다.

51~60번 실기 문제는 더 어려웠다. 컵에 담긴 10가지 떡볶이가 제공됐다. 떡볶이 맛을 보고 브랜드와 메뉴를 맞추는 문제는 차라리 쉬운 편, 소스만 주고 포함되지 않은 재료를 골라내라는 문제도 나왔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 역시 참석해 열심히 문제를 풀었으나 듣기 1번 문제부터 틀렸다. 그는 “과락을 맞은 것 같다”고 말했다.

"떡볶이로 무슨 이렇게까지…” 배민 떡볶이 마스터즈 참가해 보니

결선에서 최고점을 기록한 4인은 단상위로 올라가 결승전을 치렀다. 주관식 퀴즈 대결 끝에 1대 떡볶이 마스터 영광은 회사원 신인선(26)씨가 차지했다. 1년 내내 떡볶이를 먹을 수 있는 쿠폰 365장과 포크 트로피, 떡볶이 코트가 수여됐다. 신인선 떡볶이 마스터는 “11월 11일이 이제 '빼빼로데이'가 아니라 '가래떡데이'로 여겨진다. 이런 뜻깊은 날에 우승해 기쁘다”며 “초등학교 시절부터 떡볶이를 매일매일 먹었다. 지금도 일주일에 3~4번은 떡볶이를 먹는다”고 말했다.

치킨에 이어 떡볶이가 이번 행사 주인공으로 낙점된 데는 다양한 이유가 있다. 치킨에 밀리지 않을 정도로 대중적인 음식인 데다, 프랜차이즈가 잘 발달돼 있어 전국적으로 같은 맛을 공유한다. 지역 마다 특색이 다른 짜장면 같은 음식은 시험 문제로 적절치 않다. 내년에도 떡볶이를 주제로 행사를 진행할 지는 미지수다. 배민 측은 아직 확정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를 총괄한 우아한형제들 브랜딩실 장인성 상무는 “떡볶이는 고급스런 음식은 아니지만 모두가 좋아하는 음식이다. 떡볶이가 주인이 되는 자리를 만들어 보고 싶었다”며 “행사에서 '떡볶이를 주제로도 이런 으리으리한 행사를 할 수 있구나'하는 즐거운 경험을 가지고 가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떡볶이로 무슨 이렇게까지…” 배민 떡볶이 마스터즈 참가해 보니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