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에 최첨단 광학장비 '초분광 카메라'를 탑재할 수 있게 됐다. 국내 연구진이 마이크로미터(㎛) 수준 두께의 렌즈를 추가하는 것만으로 초분광 영상을 얻을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주인공은 김민혁 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신성철) 전산학부 교수팀. 김 교수팀은 '회절광학소자(DOE)'와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접목해 초소형 초분광 카메라 구현 기술을 개발했다.
초분광 카메라는 가시광선이 빛 파장에 따라 분산되는 '스펙트럼(분광)'을 세밀하게 감지하는 광학장비다.암세포와 일반 세포를 구분하거나,농산물 생육단계를 확인하는 등 일반 카메라는 불가능한 일을 가능하게 해준다. 다만 소형화가 어려운 점이 난제였다.
초분광 카메라를 만들려면 제한된 입력 신호로부터 수많은분광 채널 정보를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 부호화 조리개와 같은 별도 광학 필터를 적용하는압축영상 방식을 쓴다. 이 경우 렌즈,프리즘,마스크 패턴 등 많은 부가 장치가 필요해 카메라 사이즈가 커진다.
한 대상을 여러 번 촬영하는 멀티샷 방식도 있지만 활용이 매우 제한적이다.
연구팀은 매우 작고 얇은DOE를 활용해 문제를 해결했다.DOE는 반도체를 식각하듯 특정 패턴을 새긴 렌즈다.빛 파장에 따라 서로 다른 거리에 초점이 맞는 색수차현상이 발생하는데, 연구팀은 이 현상을 이용해 초소형 초분광 카메라 실현에 성공했다.
DOE 표면에 부위별로 미세한 높낮이 층을 형성, 통과하는 빛 파장별로 색수차 현상에 따른 다양한 회절 패턴을 얻을 수 있게 했다. 또 자체 구현한 AI 알고리즘으로 이를 분석, 초분광 정보를 정확하게 얻어냈다.
이 기술은 기존과 달리 매우 얇은 초분광 카메라를 만들 수 있게 해 학계와 기업의 이목을 끌고 있다.
김민혁 교수는“지난8월 컴퓨터 그래픽스 분야 최고 학회인 시그라프에 발표해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며“현재 몇몇 국내외 기업과 상용화를 위한 협의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