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11개 유니콘기업 가운데 한국은 지난 5월 야놀자의 합류로 7개 유니콘을 배출했다. 미국 151개, 중국 85개에 비하면 매우 적지만 대기업 중심 경제 구조에서 단시간 안에 쿠팡, 블루홀, 옐로모바일, 우아한형제들, L&P 코스메틱, 비바리퍼블리카, 야놀자 등 새로운 사업 영역에서 유니콘이 배출된 점은 미래 가능성이 밝다 할 수 있다. 이미 차기 유니콘 후보들도 각자의 가치를 키워 가고 있다. 그 가운데 융합 콘텐츠 커머스 영역이 단연 강세다.
첫 번째 차세대 유니콘 배출 분야는 뷰티 커머스다. 지난 2월 미국 경영 매거진 패스트컴퍼니가 발표한 '2019 세계 최고 혁신 기업' 뷰티 부문 톱10에 뷰티 커머스 플랫폼인 한국 스타트업 '미미박스'가 선정됐다. 미미박스는 지난 1월 존슨앤드존슨 계열 벤처캐피털 JJDC로부터 3500만달러의 시리즈D 투자를 유치하며 유니콘 후보군으로 떠오르고 있다. 뷰티 커머스의 또 다른 유니콘 후보는 신생 스타트업 '작당모의'다. 작당모의가 개발한 잼페이스는 정보기술(IT)을 접목한 다양한 기능을 통해 Z세대가 뷰티 영상을 편리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한다. 사용자가 자신의 얼굴을 촬영하면 AI가 얼굴 특징을 자동 인식해서 사용자와 가장 닮은 크리에이터를 찾아 얼굴에 맞는 메이크업 동영상을 추천해 주고, 원하는 화장법 부분을 손쉽게 찾아갈 수 있는 '타임링크' 기능에 사물인식 기반의 화장품 커머스를 구현하는 등 단 3개월 만에 2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고 있다.
두 번째 식자재 유통 커머스군도 새로운 유니콘 후보군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식자재 유통 시장은 2016년 기준 130조원 규모다. 이 가운데 외식업체, 급식업체, 식품가공업체 등에 납품하는 기업간거래(B2B) 시장은 47조원 규모다. 1인 가구와 외식 수요 증가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시장이다. 내·외식을 아우르는 먹거리 시장 규모만큼이나 필요한 식자재 공급 방식에서 진화한 온·오프라인연계(O2O) 비즈니스 모델이 끊임없이 등장하고 있다. 새벽 배송을 뛰어넘은 샛별 배송으로 스타가 된 모바일 기반의 프리미엄 식자재 배송 서비스 '마켓컬리'가 최근 총 1350억원으로 시리즈D 투자를 마쳤다. 일단 유니콘 후보가 됐다. 식자재 커머스 분야의 또 다른 유니콘 후보는 B2B 식자재 커머스 '푸드팡'을 운영하는 신생 스타트업 '리데일영'이다. 리테일영은 식당 식자재는 중매인 직거래로 저렴하게 구매하는 서비스 영역에서 출발했다. 푸드팡 서비스는 기존의 유통 구조 혁신을 '온라인 기술로 초연결·초데이터·초배달한다'는 목표 아래 가파른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소규모 식당도 식자재 주문과 납품을 한 곳에서 체계화해 관리할 수 있도록 돕고, 농산물 도매시장 중매인이 당일 경매를 거친 신선한 식자재를 중간 과정 없이 직접 전달한다. 현재 창업 2년 만에 연매출 40억원을 기록하며 J커브 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세 번째 분야는 일곱 번째 유니콘인 야놀자를 배출한 여행 커머스 영역이다. 여행 분야 차세대 유니콘 후보로 꼽히는 자유여행 플랫폼 기업 '마이리얼트립'은 자유여행객과 해외 현지교민·가이드를 연결하는 서비스로 출발, 현재는 해외 호텔예약 서비스와 지난해 항공권 발권서비스까지 론칭하면서 숙박과 항공권·액티비티까지 서비스하는 토털 자유여행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 세계 670개 도시에서 가이드 투어&액티비티, 티켓, 패스 등 약 1만9000개 여행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올해 5월 기준 월 거래액을 313억원 기록했으며. 누적 여행자수 510만명에 이른다. 여행객은 자기 욕구와 취향에 맞춰 맛집 투어, 박물관 투어 등 다양한 서비스를 마이리얼트림 플랫폼에서 검색해 찾을 수 있다. 마이리얼트립에 이어 주목받고 있는 다음 주자는 바로 '둥글'이다. 둥글은 글로벌 펜팔 서비스를 타기팅해 전 세계를 향한 여행 커머스로 발전하고 있으며, 마이리얼트립에 이어 두 번째 여행 관련 분야 유니콘으로 주목받고 있다. 동남아 및 주요 거점 지역으로 리소스를 집중한 성과에 힘입어 120만 다운로드를 달성했다. 커머스 전환 시 1000억원 이상 매출이 기대된다.
현재까지 유니콘 기업은 대부분 O2O 및 관련 e커머스 영역에서 배출되고 있다. 한국은 향후 딥테크 영역에서 유니콘 배출이 절실하다. 크지 않은 한국 시장 내부에서 O2O 영역은 한계가 있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기술 기반 로열티를 받을 수 있는 영역에 대한 스타트업이 많이 나와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연구실 창업이 더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창업 경험이 없는 공학자나 과학자에게 창업을 강요할 수는 없다. 결국 이들이 창업을 경쟁력 있게 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를 충족시키는 대표 아이디어가 현재 대전의 KAIST,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와 투자기관(AC,VC)이 새로 조성될 대전스타트업파크에서 함께 추진하는 펄셀 사업이다. 창업가가 될 혁신가와 연구실의 인재, 투자자를 매칭시켜 주는 플랫폼이다. 이 플랫폼의 목적은 바로 딥테크 유니콘 배출이다. 이런 노력들이 모여 한국에서 딥테크 유니콘이 나와 주기를 기대해 본다.
전화성 씨엔티테크 대표이사 glory@cnt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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