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47·부산금정)이 17일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 의원은 당을 해체하고 지도부 포함 모든 의원이 총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3선 이상의 중진 중 처음으로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18~20대 총선에서 내리 3선에 성공한 그는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이자 한국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원장, 한국당 부산시당위원장이기도 하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러면서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의원 전체가 총사퇴하고 당을 해체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불출마 선언문에서 “한국당은 이제 수명을 다했다”며 “이 당으로는 대선 승리는커녕 총선 승리도 이뤄낼 수 없다. 무너지는 나라를 지켜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존재 자체가 역사의 민폐다. 생명력을 잃은 좀비 같은 존재라고 손가락질받는다”며 “깨끗하게 해체해야 한다. 완전한 백지상태에서 새로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황교안 대표님, 나경원 원내대표님, 열악한 상황에서 악전고투하면서 당을 이끌고 계신 점, 정말 경의를 표한다”면서도 “두 분이 앞장서고, 우리도 다 같이 물러나야 한다. 미련 두지 말자. 깨끗하게 물러나자”고 의원 총사퇴를 촉구했다.
그는 “민주당 정권이 아무리 폭주를 거듭해도 한국당은 정당 지지율에서 단 한 번도 민주당을 넘어서 본 적이 없다. 조국 사태가 마무리된 이후에는 오히려 그 격차가 빠르게 더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것이 현실이다. 한마디로 버림받은 거다. 비호감 정도가 변함없이 역대급 1위다. 감수성이 없다. 공감 능력이 없다. 그러니 소통능력도 없다”고 비판했다.
일부 초·재선 의원이 '중진 용퇴'를 요구한 것을 두고도 “서로 손가락질은 하는데, 막상 그 손가락이 자기를 향하지는 않는다”며 “발언하는 거의 모든 사람이 자기는 예외이고, 남 보고만 용퇴하라, 험지에 나가라고 한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책임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아무도 없다. 모두가 함께 책임져야 한다. 함께 물러나고, 당은 공식적으로 완전하게 해체하자”며 “완전히 새로운 기반에서, 새로운 기풍으로, 새로운 정신으로, 새로운 열정으로, 새로운 사람으로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의 부친은 고(故) 김진재 전 의원이다. 부산금정에서 5선 의원을 지냈다. 장인은 한승수 전 국무총리다. 새누리당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탈당, 바른정당(현 바른미래당)에서 유승민 대선후보 선거대책본부장 등을 역임했다가 지난해 한국당으로 복당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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