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스타트업 직원 퇴사율이 40%대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대를 기록한 일반 기업 대비 갑절 이상 높았다. 합당한 보상을 비롯해 회사 비전에 대한 직원 공감을 끌어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21일 NICE평가정보가 내놓은 '요약 기업 정보 보고서'에 따르면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요기요를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의 올해 1~9월 퇴사율은 49.4%를 기록했다. 이 기간에 531명이 채용됐지만 200명이 회사를 떠났다. 지난 9월 기준 전체 직원 수는 743명이었다. NICE평가정보는 정부 3.0 연계 빅데이터 기반으로 보고서를 작성한다. 요기요 측은 “계약직 근로자의 계약 만료에 따른 퇴직도 퇴사율에 포함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배달 대행업체 메쉬코리아도 2018년 9월부터 1년 동안 89명을 뽑았지만 65명이 회사를 관뒀다. 퇴사율은 40.9%다. 같은 기간 '새벽배송' 시장을 연 마켓컬리 운영사 컬리의 퇴사율 역시 65.7%에 이른다. 339명이 입사하는 동안 134명이 퇴사했다.
일반 기업 대비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구인·구직 플랫폼 사람인이 지난 7월에 발표한 퇴사율 현황 자료에 따르면 사람인에 채용 공고를 올린 기업 576곳의 최근 1년 동안의 평균 퇴사율은 17.9%였다.
치솟는 퇴사율은 스타트업업계 공통 고민거리로 떠올랐다. 급여와 복리후생 수준이 대·중소기업에 못 미치는 데다 업무 강도는 오히려 높기 때문이다. 일을 배운 뒤 근무 여건이 나은 곳으로 이직하는 사례가 일반화됐다.
평균 근속연수도 짧을 수밖에 없다. 진학사 캐치가 스타트업별 내부 직원 상대로 평균 근속연수를 설문 조사한 결과 배달의민족을 서비스하는 우아한형제들은 42%가 2년 미만이었다. 58%는 2~5년이었다. 숙박·액티비티 플랫폼 야놀자는 2년 미만이라는 응답이 57%, 2~5년이 43%로 각각 집계됐다. 부동산 정보업체 직방은 2년 미만이 60%, 2~5년은 40%로 나타났다.
정보기술(IT)업계 평균 근속연수가 다른 업종에 비해 짧은 편이긴 하지만 2년 미만이라고 답한 스타트업 직원 비율이 지나치게 높은 데 대해 우려가 나온다. 네이버와 카카오 평균 근속연수는 5년 정도다.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은 “사업이 어려워질수록 퇴직자가 늘 수 있다”면서 “적절한 보상과 회사 비전·문화에 직원이 공감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스타트업도 퇴사율 낮추기에 신경 쓰기 시작했다. 직원 공백에 따른 업무 차질, 조직 사기 저하를 막기 위해서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9월부터 1년 동안 퇴사율 29.9%를 기록했다. 우아한형제들은 일에 대한 직원 개개인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개인 성장이 조직 기여도 향상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능력을 펼칠 기회를 보장하고 성과를 내도록 동기를 부여한다.
근거리 물류 IT 플랫폼을 운영하는 바로고도 '바로행복실' 부서를 신설했다. 근무 환경과 조직문화 개선 역할을 맡겼다. 주 4.5일 근무제, 직급 체계 간소화, 회의 시간 내 직급 파괴와 같은 혁신 정책을 도입했다. 올해 신규 입사자 100명이 추가되는 동안 34명이 퇴사했다.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
이태권 바로고 대표는 “회사 성장에 가장 중요한 것은 인재 관리”라면서 “경험이 다양한 임직원들이 하나의 목표로 일하도록 아낌없이 지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