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기연구원(KERI·원장 최규하)이 암 치료용 엑스-밴드(X-Band) 선형가속기를 개발했다. 세계 세 번째로 이뤄낸 쾌거다.
한국전기연구원은 김정일·김근주 전기의료기기연구센터 연구팀이 '암 치료용 X-Band급 선형가속기'를 개발, 외산 의존 의료기기 국산화와 함께 더 월등한 성능으로 정밀 암 치료를 실현할 기술 기반을 마련했다고 26일 밝혔다.
연구팀은 한발 더 나아가 이 선형가속기를 소형 경량화해 고정밀 영상유도 장치(MRI·CT 등)와 연계성을 높였다. 최근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에서 임상적 유용성 평가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선형가속기는 높은 에너지 전자빔을 금속 막에 충돌시켜 X선을 만들고, 이를 암세포에 조사해 괴사를 유도한다.
KERI X-Band급 선형가속기는 고출력 기반에 기존 제품 대비 구동 주파수도 3배나 높다. 작고 가벼워 설치비용을 줄여주고, 고정밀 영상유도 장치, 정밀 로봇 시스템 등과 연계해 치료 정확성을 높일 수 있다.
암 치료뿐 아니라 반려동물용 암 치료, 전자빔 멸균장치, 고에너지 전자빔 및 X선 기반 산업용 가공장치, 비파괴 검사장치 등 다양한 고부가가치 산업에 활용 가능하다
연구팀은 자체 개발한 '3차원 다중물리 설계기술' 적용, 선형가속기 개발 기간과 제작비용을 줄였다.
김정일 연구원은 “방사선 암 치료기는 고부가가치 미래 핵심기술이지만 미국과 스웨덴을 비롯한 해외 기업이 시장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현재 세계 암 환자 약 60%, 국내 약 30%가 방사선 암 치료를 받고 있다”면서 “선형가속기 기반 방사선 암 치료 분야에서 기술 독립을 실현한 의미 있는 성과”라고 말했다.
창원=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