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액정표시장치(LCD) TV 패널 핵심 공급사가 한국에서 중국으로 넘어간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그동안 양사는 디스플레이 계열사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에서 상당 물량을 수급했으나 저렴한 가격 등을 이유로 중국 제조사 비중을 상당한 수준으로 늘릴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DSCC는 27일 서울 역삼 포스코타워에서 개최한 '글로벌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공급망 역동성과 투자 전망' 세미나에서 이 같은 분석을 제기했다.
요시오 타무라 DSCC일본 부사장은 “내년에는 한국서 LCD 팹 생산능력이 감소함에 따라 한국 TV 제조사의 LCD TV 패널 공급망이 크게 변할 것”이라며 “삼성전자 VD사업부와 LG전자는 중국으로부터 더 작은 사이즈 중심으로 패널 수급을 늘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DSCC는 삼성전자 VD사업부가 현재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주로 TV 패널을 수급하지만 내년에는 이 물량이 줄고 대신 차이나스타(CSOT)와 CEC로부터 수급 물량을 늘린다고 봤다. BOE는 삼성디스플레이에 이어 삼성전자에 가장 많은 물량을 납품하고 있지만 차이나스타가 올해보다 공급물량을 늘리면서 BOE를 바짝 추격할 수 있다고 봤다.
LG전자는 LG디스플레이에서 가장 많은 물량을 수급하지만 내년에는 BOE 물량이 상당 폭 증가해 LGD를 견제하는 수준까지 성장한다고 봤다. 중국 HKC에서는 패널을 소량 수급했지만 내년에는 수급량이 늘어날 수 있다고 봤다. HKC가 IPS 방식 LCD 생산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TV 제조사들은 한국을 포함해 대만과 중국 업체에서 LCD TV 패널을 수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LG디스플레이에서도 패널을 소량 공급받지만 중국·대만 업체가 공급하는 양에 비하면 미미하다.
그동안 국내 계열사 패널을 주로 채택했지만 LCD 공장 운영을 중단하고 생산량을 감축하면서 잠재적인 수급 문제에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올해 패널 가격이 크게 하락하면서 한국은 대만, 중국, 일본 중 7세대 이상 LCD 팹 가동률이 가장 크게 떨어졌다. DSCC는 올 4분기 기준으로 7세대 이상 LCD 팹 가동률(면적 기준)이 한국은 65%인데 비해 중국은 약 88%, 대만은 90% 이상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TV 제조사가 중국 패널 비중을 늘리는 또 다른 이유로 저렴한 가격을 꼽았다. 중국이 LCD 생산능력을 크게 확충하면서 세계 LCD TV 패널 가격이 크게 하락했는데 여전히 중국 패널사 제품 가격이 국내 제조사보다 저렴하다. TV 제조사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많은 이익을 남길 수 있어 중국 제품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LCD 기술이 상당히 성숙해 한국과 중국 간 큰 품질 차이가 없는 것도 영향을 끼친다. 이 때문에 국내 TV 제조사들은 상당수 수출용 모델이나 일부 프리미엄 시리즈를 제외한 보급형을 중심으로 중국 패널을 사용한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