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올해 13조원에 이르는 거래액으로 국내 e커머스 시장에서 단일 브랜드 최대 실적 달성이 유력하다. 직매입 서비스 '로켓배송'을 필두로 차별화된 서비스와 상품군을 잇달아 선보이며 충성고객을 대거 확보한 덕이다. 지난 2010년 설립 이후 10년 만에 단일 e커머스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연 거래액 10조원을 넘기는 초대형 유통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올해 3분기까지 9조원 안팎의 누적 거래액을 기록했다. 8조원대로 추산되는 지난해 실적에 세 분기만에 도달하면서 사상 최대의 연 거래액 기록을 쓰게 됐다. e커머스업계가 잇달아 대형 프로모션을 선보이며 소비 수요를 끌어올린 11월과 크리스마스 및 연말연시 선물 수요가 급증하는 12월 대목을 감안하면 올해 10조원 돌파가 확실시된다.
그동안 G마켓, 옥션, G9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가 수차례 10조원 이상 거래액을 기록했지만 단일 브랜드로 10조원의 벽을 뛰어넘기는 쿠팡이 처음이다. 쿠팡이 올해 최대 13조원에 이르는 연 거래액을 형성, 이베이코리아에 이은 업계 2위 업체로 등극할 것이 예상된다.
쿠팡 관계자는 “경영 관련 주요 지표가 계속 성장하고 있지만 세부 내용은 외부에 공개하지 않을 방침”이라며 말을 아꼈다.
쿠팡의 핵심 경쟁력은 지난 2014년에 시작한 '로켓배송'이다. 당일 주문하면 주말과 휴일 관계없이 이튿날 도착하는 서비스 특성이 고정 고객 대거 확보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생필품은 물론 식품, 패션 등까지 소비자에게 필요한 대부분의 상품 카테고리를 선보이며 재구매율과 객단가를 꾸준히 높였다.
이달 기준 쿠팡이 판매하고 있는 로켓배송 상품 수는 약 424만개다. 하루 100만개 이상 로켓배송 상자가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최근 선보인 새벽배송 서비스 '로켓프레시', 유료멤버십 '로켓와우' 등과 함께 시너지를 내면서 이용자가 계속 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e커머스업계 거래액은 평일보다 야외 활동이 많은 주말과 휴일 감소세가 뚜렷하다”면서 “휴일과 관계없이 이용할 수 있는 로켓배송이 쿠팡의 소비자 접속 트래픽을 든든히 받쳐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쿠팡은 당분간 로켓배송을 앞세운 사업 전략을 유지할 계획이다. 판매자와 소비자 사이에서 신속하고 정확한 배송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 고객 충성도로 이어지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쿠팡은 최근 제주 지역에서 배송 전담 인력 '쿠팡맨' 채용에 나서며 로켓배송 권역 확대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다만 물류 인프라 확대에 따른 쿠팡의 적자 기조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새롭게 로켓배송 서비스가 진출하는 지역에 필요한 물류 거점 확보 비용과 쿠팡맨, 물류센터 인력 등에 투입되는 인건비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업계는 쿠팡이 올해 지난해와 비슷한 1조원대 적자를 낼 것으로 추산했다. 쿠팡은 2018년 매출 4조4228억원, 영업손실 1조97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