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플러스]'글로벌 경쟁 최전선' 대기업, AI 실용화 위해 과감한 R&D·실전 적용 승부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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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시대다. AI를 빼놓고 미래 기술을 논하기 어려운 세상이 도래했다. 산업 모든 분야에서 AI를 기반 기술로 적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자원 활용 효율성이 극대화하고 서비스와 제품 수준을 고도화하기 위해서다.

지금이 AI 경쟁력 확보에 가장 중요한 시점이다. 지금 기술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주도권을 뺏길 수밖에 없다. 이들 기업은 글로벌 경쟁 최전선에 서있다. 삼성전자, LG전자를 비롯한 전자 계열 대기업은 물론 세계적인 자동차 메이커인 현대자동차그룹도 AI 경쟁력 키우기에 한창이다. 새로운 기술 국면에 접어드는 상황에서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과감하게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AI를 실전에 적용한다.

유통 계열 대기업 간 AI 경쟁은 치열하다. 유통업계는 AI 기술을 현장에 적극적으로 도입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AI 기반 무인매장, 하이브리드 매장을 대표로 들 수 있다. AI 기반 로봇상담사 역시 유통과 AI 접목된 분야로 꼽을 수 있다. AI 솔루션을 적용해 소비자 편익을 높이고, 매출과 수익률을 극대화한다.

전자업계에서 AI 존재감은 뚜렷하다. 매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세계가전전시회(CES)를 개최하는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는 내년 CES 2020을 앞두고 2020년 5가지 트렌드를 제시했다. △디지털 치료 △차세대 교통수단 △미래 식품 △안면인식 기술 △로봇의 발전이다. 이 트렌드는 다음 달 열릴 CES 2020을 관통하는 주제이기도 하다. 이 경향을 관통하는 기술은 바로 AI다. 다섯 가지 분야에서 AI는 공통적으로 활용된다.

미래 산업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AI 경쟁력을 갖춰야 하는 셈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세계 전역에 AI R&D 거점을 마련, 지역 특화 기술을 마련하고 있다. 저명한 연구자를 대거 영입하면서 AI 연구 노하우를 크게 끌어올렸다. AI 기술력이 세계시장 경쟁에서 결정적 역할을 할 것임을 내다봤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세계 7개 도시에 AI 연구

TV가 센서를 통해 사용자 얼굴이 일그러졌다는 사실을 인지했다. AI는 사용자의 얼굴 표정을 분석, 현재 감정상태가 우울하다는 점을 알아차린다. TV는 사용자 기분을 전환할 수 있는 코미디 프로그램을 추천한다. 삼성전자 영국 케임브리지 AI연구센터에서 진행하는 AI 기반 감정인식 기술이 실생활에 적용되면 펼쳐질 가까운 미래다. 삼성전자는 지역별 AI 연구거점에서 특화 연구 분야를 개발하고 있다.

AI 기술 도입도 빨라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갤럭시 홈 미니' AI 스피커를 공개했다. 독자 AI 플랫폼인 빅스비를 탑재했다. 음성인식을 기반으로 가정 내 다른 가전을 원격 통제할 수 있다. 타 브랜드 제품까지도 통제하는 확장성을 보였다. 삼성전자가 그리는 AI 기반 스마트홈 생태계 한 축을 드러낸 것이다.

삼성 AI 주요 추진 방향은 △철저하게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저 센트릭(User Centric)' △지속적으로 학습해 성능을 높이는 '올웨이즈 러닝(Always Learning)' △멀티 디바이스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지원하는 '올웨이즈 데어(Always There)' △사용자의 개입을 최소화하면서 도움이 되는 방향인 '올웨이즈 헬프풀(Always Helpful)' △안전과 프라이버시를 보장하는 '올웨이즈 세이프(Always Safe)'로 요약된다.

이를 위해 2017년 11월 삼성 리서치를 출범하고 AI 선행기술에 적극 투자해왔다. 삼성전자는 세계 7개 도시에 AI 연구센터를 마련했다. 2017년 11월 한국 개소를 시작으로 미국 실리콘밸리(2018년 1월), 영국 케임브리지(2018년 5월), 캐나다 토론토(2018년 5월), 러시아 모스크바(2018년 5월), 미국 뉴욕(2018년 9월), 캐나다 몬트리올(2018년 10월)에 거점을 마련했다. 세계적 AI 석학, 연구소와 협업하기 위해 세계 전역에 AI 연구거점을 만들었다.

각 지역 연구 거점은 각기 다른 연구 테마를 갖고 있다. 한국은 AI 전략을 총괄한다. 미국 실리콘밸리는 AI 인터랙션, 영국 케임브리지는 데이터 인텔리전스와 AI 기반 감정인식 연구, 캐나다 토론토는 시각이해, 러시아 모스크바는 머신러닝 플랫폼, 미국 뉴욕은 AI 로보틱스, 캐나다 몬트리올은 머신러닝, 음성인식을 중점 연구 분야로 지정했다.

저명한 AI 석학도 대거 영입했다. AI 분야 세계적 권위자인 세바스찬 승 미국 프린스턴대 세바스찬 승 교수, 다니엘 리 코넬테크 교수, 위구연 미국 하버드대 교수, 앤드류 블레이크 박사, 마야 팬틱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교수 등이 합류했다.

삼성전자는 AI 선행 연구개발 인력을 2020년까지 1000명 이상(국내 약 600명·해외 약 400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LG전자, AI 연구거점 마련하고 AI 전문가까지 자체 육성

LG전자 역시 AI R&D 사활을 걸었다.

LG전자는 한국 서울(CTO 부문 산하 소프트웨어센터 인공지능연구소), 미국 실리콘밸리(실리콘밸리 랩 산하 어드밴스드 AI), 인도 벵갈루루(소프트웨어연구소 내 인공지능 연구조직), 캐나다 토론토(토론토 인공지능연구소), 러시아 모스크바(센서지능팀)에 AI 연구거점을 세웠다.

한국에서는 2017년 6월부터 인식 기술과 딥러닝 알고리즘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2018년 들어서 미국, 인도, 캐나다, 러시아 연구거점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각 지역에 따라 딥러닝 알고리즘·미래 자동차 기술, 생체인식, 에지 AI·강화학습, 센서 기술을 집중 연구한다.

LG전자는 세계적 석학, 연구인력, 연구기관과 협업해 고차원 AI 기술을 확보한다. 에지 AI는 클라우드 서버를 거치지 않고 기기 자체에서 AI 데이터를 처리하는 기술을 말한다. 에지 AI를 통하면 기기가 클라우드 서버로부터 데이터를 주고받을 시간을 절감할 수 있어 보다 돌발 상황에서도 빠르게 반응할 수 있다. 강화학습은 사람 개입 없이도 AI가 스스로 반복학습하고 해결방법을 터득하는 기술을 뜻한다.

향후 LG전자가 생산하는 가전제품, 로봇 제품군에 고도화된 AI를 접목하는 것이 목표다.

인재 영입에도 열을 올렸다. 세계적인 AI 연구기관인 '벡터연구소' 창립 멤버이자 인공지능망 분야 전문가인 다린 그라함 박사를 영입한 것이 대표적이다.

외부 영입만 하는 것이 아니다. 자체 AI 전문가를 육성하기 위해 올해 4월부터 미국 카네기멜론대, 캐나다 토론토대와 협업, 사내 AI 개발자를 교육시켰다. 최근에는 인증심사를 마친 12명의 AI 전문가를 선발했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